“2시간 43분 역전승 드라마”…시비옹테크, 코리아오픈 감동 우승→팬 심장 울렸다
뜨거웠던 함성, 그리고 꺼지지 않는 여운, 시비옹테크는 서울 올림픽공원에 모인 9천여 팬 앞에서 벅찬 감동을 선물했다. 흔들린 1세트의 아쉬움을 딛고 2시간 43분의 집념 끝에 역전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코리아오픈 첫 방문, 그는 스스로의 한계를 넘으며 테니스의 모든 감정을 증명했다.
여자프로테니스 투어 코리아오픈 결승은 세계랭킹 2위 시비옹테크와 11위 알렉산드로바의 맞대결로 긴장감 속에 시작됐다. 시비옹테크는 첫 세트를 1-6으로 내주며 고전했다. 하지만 2세트에서 점차 경기의 흐름을 되짚으며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 7-6(7-3)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최종 3세트, 시비옹테크의 끈질긴 집중력과 계산된 스트로크가 빛났다. 7-5로 승부를 마무리하는 순간, 코트는 환호로 물들었다. 20일 8강과 4강을 하루에 소화하는 강행군 끝에 일궈낸 우승이었다. 경기 종료 후 시비옹테크는 우리말로 “와줘서 고마워요”라고 팬들에게 직접 인사를 건넸다. 이어 “아버지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저는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남다른 의미를 밝혔다.
알렉산드로바는 2022년 이후 3년 만의 우승을 노렸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경기 후 알렉산드로바는 “서울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 중 하나”라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코리아오픈 역사는 2004년 창설 이후 단식에서 두 번의 우승자를 아직 배출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시비옹테크는 시즌 후반 상승세와 함께 색다른 기록을 추가했다.
마지막 포인트가 끝난 후, 관중석엔 박수와 응원이 이어졌다. 강인한 집념과 서로를 향한 존중, 그리고 한국 팬들과의 교감이 어우러진 경기였다. 코리아오픈의 깊은 여운은 이 가을, 서울 밤공기를 오래도록 물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