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극지방 이미지 첫 성공”…다누리, 3년 연장 관측으로 우주 탐사 교두보
우주 탐사 기술이 미래 산업과 과학의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개발한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는 지난 3년간 세계 최초로 달 극지방 영구음영지역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관측하며, 달 지도 완성, 착륙 후보지 조사 등 의미 있는 과학적 성과들을 거뒀다. 우주항공청은 다누리 발사 3주년을 맞아 그간의 관측 결과를 공개하며, 2027년까지 임무를 연장해 달 탐사 교두보 역할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성과를 한국형 우주 산업 자립 및 글로벌 탐사 경쟁의 분기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다누리는 2022년 8월 5일 발사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국내 주요 연구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3년에 걸친 달 궤도 임무를 수행 중이다. 올해 2월 고도를 60㎞로 낮춰 표면 근접 관측에 돌입했으며, 오는 9월에는 연료 소모 없이 궤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동결궤도’에 진입해 2027년까지 임무를 지속할 계획이다. 주요 탑재체로는 고해상도카메라(LUTI), 광시야편광카메라, 감마선분광기(KGRS), 자기장측정기(KMAG) 등이 있으며, 미국 NASA의 섀도캠(ShadowCam)도 국제 협력 차원에서 탑재됐다.

고해상도카메라는 2032년 발사될 예정인 한국형 달 착륙선의 착륙 후보 지역인 라이너 감마, 섀클턴 크레이터 인근 등을 정밀 촬영해 관련 영상 자료를 확보했다. 이 데이터는 향후 착륙지 선정과 임무 설계의 핵심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광시야 편광카메라는 달 전체 지도를 완성했고, 현재는 달 표면 물질 특성과 분포를 보여주는 편광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감마선분광기는 달의 자연방사성 원소(우라늄, 토륨, 칼륨)와 중성자, 극지방의 물 존재 추정지도를 작성하는 등 자원 탐사의 토대를 제공한다. 자기장측정기는 글로벌 연구수준의 자기장 정밀지도를 완성해, 달 내부 구조와 우주환경 분석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NASA의 섀도캠은 세계 최초로 달 남·북극의 영구음영지역 이미지를 확보해, 얼음 존재 가능성과 향후 달 기지 건설의 전초 자료로 업계의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다누리가 수집한 데이터는 KPDS를 통해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공개되며, 30여 편 이상의 국제 학술논문 발표 등 한국의 달 과학 연구 주도권 확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달 극지방 이미지·지형·자원 데이터의 실시간 공유는 국내외 우주개발 협력 모델로서도 평가된다.
한편, 미국·중국·유럽이 주도하는 달 극지 방 탐사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다누리의 이번 성과는 한국이 국제 우주탐사 협력과 데이터 공동연구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NASA, ESA(유럽우주국) 등도 영구음영지역 이미지 확보를 미래 달 기반 시설 건설의 절대적 전제 조건으로 삼고 있다.
정책적으로는 한국 우주항공청이 주도적으로 임무 연장과 데이터 공개 정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항공우주산업 전반의 전략 수립과 자원 연구를 겨냥한 정책 지원이 확대될 전망이다. 데이터 운용의 투명성과 연구 윤리, 과학정보의 국제 공동 활용 역시 관련 제도 논의가 활발하다.
강경인 우주항공청 우주탐사부문장은 “다누리 관측 데이터는 향후 달 착륙선 착륙지 선정, 달 환경 이해, 국제 연구 네트워크 확대 등에서 한국 연구자들의 역량 확대를 이끌 전망”이라 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과 데이터가 실질적으로 달 유인 및 무인 탐사, 미래 달 자원 개발에 어떻게 연결될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 진보와 국제 협력, 우주 탐사 제도화의 균형이 새로운 성장의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