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나 대전에 법사위 파행”…추미애·나경원, 의사진행권 두고 정면 충돌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맞붙으며 법사위가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22일 열린 입법청문회는 시작부터 고성과 항의가 오가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증인 인사도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로 회의장은 혼란에 빠졌다.

이날 전체회의는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경위를 둘러싼 입법 청문회가 목적이었으나, 민주당과 국민의힘 위원들 사이의 거센 대립이 치열해 본격적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나경원 의원이 간사 선임에서 제외된 결정에 항의하며 간사 교체를 촉구했다. 나아가 국민의힘 의원들은 노트북 화면 전면에 ‘정치 공작, 가짜뉴스 공장 민주당!’이라는 유인물을 부착해 시위를 이어갔다.

이에 추미애 위원장은 일사부재리 원칙을 들어 나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권을 불허했다. 추 위원장은 “나 의원님은 간사 선임 건에 대해서는 발언권조차 없다”고 일축하며, 질서유지권 발동까지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회법을 선제적으로 지켜야 할 5선 의원이 불법 유인물부터 철거해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체로 위원장석을 에워싸고 강력 항의했고, 끝내 추 위원장은 나경원·조배숙·송석준 의원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유인물을 떼지 않는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민주당 일부 의원도 “윤석열과 똑같은 국회의원들이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며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고조된 갈등의 중심엔 검찰개혁과 ‘윤석열 오빠’ 발언이 있었다. 추미애 위원장은 “이렇게 하는 게 윤석열 오빠한테 무슨 도움이 됩니까”라고 두 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나경원 의원의 서울대 법대 선후배 인연을 빗댄 발언이었다. 나경원 의원은 즉각 “여기서 윤석열 얘기가 왜 나옵니까”라며 반발했다.

파행의 책임과 원인을 두고 여야는 강하게 대립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유인물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퇴장 명령을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과거 민주당 의원들도 물리력을 행사한 전력이 있다며 ‘가짜뉴스’ 공방까지 맞섰다.

이날 청문회가 무산되며 입법 논의는 다시 표류하게 됐다. 정치권 내에서는 추미애 위원장과 나경원 의원 간의 신경전이 향후 여야 대치 국면에서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 법사위는 다음 전체회의를 기약하며, 간사 인선 문제와 법안 심의 재개 여부를 두고 추가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