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후 신경통”…만성 통증, 조기 치료로 막는다
대상포진 완치 이후에도 고통스러운 만성 통증이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가 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 질환은 발진이 사라진 뒤에도 한 달 이상, 일부는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신경통이 이어지는 만성 합병증이다. 고령이나 면역저하, 만성질환자의 경우 평생 지속 위험도 배제할 수 없어, 예방 백신 접종과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강조된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후유증 관리가 대상포진 치료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분기점”이라고 지적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전체 환자의 10%에서 최대 18%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실제로 암 치료 등 면역억제 상태이거나, 발진 이후 항바이러스제를 72시간 내 복용하지 못한 경우 위험도가 높아진다. 주요 증상은 ‘옷만 닿아도 쓰라린 통증’, ‘불에 타는 듯한 감각’ 등으로, 등과 가슴 등 주요 신경이 분포하는 부위에서 잦게 나타난다.

이처럼 만성화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첫 증상 발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 복용이 필수적이다. 이는 급성기 바이러스 증식을 막아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는 현재로서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치료법으로는 신경 민감도를 낮추는 약물, 국소 패치형 마취제, 박동성 고주파 시술 등이 있으며, 기존 대상포진 통증 관리와 별개로 만성화된 신경병증성 통증에 특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대상포진은 진단 자체가 쉽지 않을 때도 있다. 피부 발진 없이 심장, 위장 등 내장계 질환과 혼동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고연령층, 면역력 저하, 심한 급성기 통증, 얼굴 부위 발진 환자가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라면 백신 접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출시된 재조합 백신은 기존 생백신 대비 효과와 지속기간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백신 효과는 영구적이지 않으므로, 접종 후 시간이 많이 지났다면 전문의와의 상담이 권고된다. 그 외에도 꾸준한 수면, 균형 잡힌 식사, 금주·금연 등 면역력 강화를 위한 생활습관 개선이 장기적으로 후유증 예방에 직결된다.
해외 연구에서도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면역취약계층의 백신 접종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한편, 조기 진단·치료를 위한 의료환경 개선이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
김한가람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대상포진은 피부질환이 아니라 신경 손상과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초기 진단과 치료, 맞춤 관리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 관리 기술과 백신 개발의 진화가 실제 시장에 얼마나 빠르게 안착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