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 물고기 잡고, 로컬 밥상에 취하다”…자연과 추억이 살아나는 완주마을 축제의 온기
요즘은 주말이면 산과 계곡에서 직접 자연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어렵고 낯설게 여겨졌지만, 완주 고산자연휴양림에서 열리는 ‘완주와일드&로컬푸드축제’는 몸소 만나는 자연의 특별함을 모두의 일상으로 만들어준다.
현장에선 경쾌한 물소리와 함께 찬 계곡물에 손을 담그는 맨손 물고기 잡기 체험이 눈길을 끈다. 손끝을 곤두세우며 물고기를 쫓는 남녀노소 모두의 표정에는 어린 시절의 호기심과 즐거움이 가득하다. 숲길을 따라 이어지는 화덕 구이 체험과 13개 읍면의 셰프들이 차려내는 로컬밥상이 이어지고,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저마다 건강한 먹거리를 나누며 지역의 맛을 입안에 새긴다. SNS에는 “계곡물에 맨손을 담그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 “로컬푸드가 이렇게 다채로울지 몰랐다”는 체험 인증글도 꾸준히 쌓이고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자연 속 체험형 축제와 로컬 푸드에 이끌려 소도시를 찾는 가족 관광객 비중이 24% 이상 늘었다. 집집마다 식탁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패밀리 단위 여행의 목적 역시 풍경 감상에서 먹거리와 체험 중심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자연감각의 회복’이라 부른다. 김진수 라이프 트렌드 칼럼니스트는 “자연과 손맛, 그리고 직접 체험하는 시간이야말로 온 가족에게 세대 어울림과 감정적 리셋의 기회를 준다”며 “특히 지역 로컬푸드는 건강에 대한 관심과 취향의 소비까지 아우른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아들과 계곡에서 같이 물고기 잡은 건 처음”, “어머니와 같이 밥상을 마주하니 옛 기억이 떠올라 괜히 뭉클하다”는 사연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오간다.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추억, 근사하게 차려진 밥상 너머의 온기가 일상에서도 오래 남는다는 공감이 이어지고 있다.
완주와일드&로컬푸드축제는 단순한 지역행사가 아니라, 누구나 자연 속에서 오감으로 쉬고,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잊고 있던 따뜻함을 다시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