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장주 시총 8,000억달러 증발”…미국 나스닥 7개월 만에 최악 하락
현지시각 3일부터 7일까지 미국(USA) 나스닥 종합지수가 한 주 동안 3% 하락, 7개월 만에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업종의 고평가 논란과 미 연방정부 일부 셧다운에 따른 경제지표 부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급증한 영향이다.
이번 주간 하락률은 지난 4월 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발표하며 10% 가까이 급락했던 이후 최대폭이다. AI 투자 과열 및 거품 우려가 집중 부각된 가운데, 대표적 AI 기업들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했다. 엔비디아(Nvidia)는 한 주 만에 주가가 7% 떨어지며 시가총액 약 3,500억달러(510조 원)가 증발했다. 팔란티어는 11%, 오라클은 9%,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도 각각 4%씩 하락했다.

AI 상위 8개 종목의 시가총액 감소분은 8,000억달러(1,166조 원)에 이른다. 나스닥은 AI 붐과 긍정적 경제 전망 속에 6월 말까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해 왔으나, 투자자들 사이에 거품 경계심이 확산되자 매수세가 빠르게 위축됐다. 특히, 엔비디아는 지난달 말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5조달러를 돌파한 직후 이번 주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미 연방정부 일부 셧다운으로 공식 경제지표 발표가 중단되고, 소비심리 악화와 기업 감원 확대 소식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한층 더 냉각됐다. FT는 JP모건 자료를 인용해 "하락장에서 적극 매수에 나서던 개인 투자자들도 이번에는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실제로 팔란티어, 양자컴퓨팅 등에서 개인들의 매도세와 차익 실현이 두드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롬바르드 오디에 자산운용의 플로리안 이엘포 거시경제 책임자는 “AI 부문 자본지출이 대폭 늘며, 그 자금조달이 점점 부채에 의존하는 추세”라면서 “2000년대 닷컴 버블 시기의 투자 행태와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투자자들은 고밸류 위험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미 연방정부 셧다운 해소와 경제지표 발표 재개, AI 업종의 자본지출 흐름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가 글로벌 금융시장 신뢰 회복과 AI 업종 버블 논란의 분수령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