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유별남, 불의 길에서 삶을 묻다”…인도네시아 화산의 숨결→여행이 남긴 깊은 울림
붉게 타오르는 밤거리와 안개 자욱한 화산 호수가 아련한 시선을 부른다. 사진작가 유별남은 EBS1 ‘세계테마기행 인도네시아 화산 트레일’을 통해 불과 흙, 인간의 숨결이 교차하는 인도네시아 대지 위에서 여행의 진경을 만났다. 활화산 127개가 모여 있는 땅, 그곳에서 오히려 사람들은 자연과 멀어지기보다 더 깊은 교감을 나누며 살아간다.
리드미컬한 도시 자카르타 민속 공원과 야시장에서는 다민족 문화, 거리의 생기, 일상의 온기가 휘감는다. 트레일을 따라간 반둥의 분화구에서는 열기의 땅에 뿌리내린 유황 채취자, 나무 공예가의 손끝, 신비로운 화산 호수와 천연 온천의 스산하면서 따스한 풍경까지, 낯선 세계는 익숙한 인간애로 물든다.

디엥고원의 오묘한 호수들과 감자밭, 비둘기 경주와 스포츠가 뒤섞인 채 이어진 현지의 삶은 화산의 숨소리와 함께 흐른다. 므라피 화산의 새벽, 빛이 유리처럼 깨지는 순간, 지프를 타고 오르는 여정은 극적이다. 폭발의 상흔을 품은 박물관, 프람바난 사원과 라마야나 발레, 신화의 동굴을 품은 좀블랑은 현실과 환상이 맞닿는 시간이었다.
‘불의 고리’ 안동산과 브로모 화산의 구름바다, 해돋이의 정적, 풍경과 어우러진 마부들의 하루는 뜨겁고 단단하다. 솔로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수라카르타에서 맛본 탱클렝, 한 모금 커피와 말 한 마리의 기운은 화산 곁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만의 서사로 남는다.
마지막 여정은 마다카리푸라 폭포의 물안개와 고요한 협곡, 렘푸양 루후르로 향하는 발리의 천국의 문, 우붓의 시장과 다이빙 명소 툴람벤, 바투르 화산이 조용히 지켜보는 가운데, 물소가 끄는 수레 레이스와 독특한 길거리 음식까지 삶의 향기가 짙다.
유별남은 화산 트레일을 따라 불의 심장 위를 걸으며, 자연에 순응하는 사람들의 단단한 일상과 그 너머의 꿈을 기록했다. 대자연의 거대한 순환과 미약한 한 사람의 몸짓이 자신의 자리에서 충돌하고 화해하는 곳, 그 풍경은 각자의 인생에 조용한 위로와 깊은 질문을 던진다.
‘세계테마기행 인도네시아 화산 트레일’은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오후 8시 40분, 4부작의 여정으로 시청자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