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정상 쾌거”…안세영, 중국 마스터스 압도→세계 3위 완파
환호가 쏟아진 순간, 안세영은 코트 한가운데서 담담하게 손을 들어 보였다. 승부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 경기장을 메운 관중들은 이미 새로운 역사의 탄생을 예감했다. 또 한 번의 우승, 그러나 그보다 더 빛난 것은 흔들림 없는 집중력이었다.
안세영은 21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월드투어 슈퍼 750 중국 마스터스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랭킹 3위 한웨를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완벽하게 꺾었다. 1게임부터 압도적인 기량을 펼친 안세영은 21-11로 먼저 앞서 나간 뒤, 2게임에서는 8점을 연속으로 따내는 특유의 속공 플레이로 21-3이라는 극적인 스코어를 남겼다.

경기 시간은 단 33분. 단단한 수비와 예리한 공격 전환, 시종일관 흔들림 없는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특히 2게임 초반 흐름을 확실하게 잡은 뒤, 상대의 반격을 허용하지 않고 경기를 끝까지 주도하는 노련함도 돋보였다.
이번 우승은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안세영이 출전한 첫 대회에서 거둔 값진 성과다. 올해만 해도 말레이시아오픈,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 등 세계 최고 권위의 슈퍼 1000 대회를 모두 석권한 데 이어, 인도오픈과 일본오픈(슈퍼 750), 오를레앙 마스터스(슈퍼 300)까지 제패하며 커리어 최고점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마스터스 정상에 2년 연속 오르며 세계 무대에서의 입지도 더욱 확고해졌다.
생애 최고의 순간마다 응원의 물결은 더 뜨겁게 안세영을 감싼다. 선수 본인은 강단 있는 표정으로 결승을 마친 뒤 관중석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팬들은 그의 연승을 지켜보며 한국 여자 배드민턴의 자부심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묵묵히 라켓을 쥐고 네트를 오가는 젊은 챔피언의 뒷모습엔 잔잔한 울림이 머문다. 세계 정상의 무게를 견디는 고요함, 연승 행진 너머에 담긴 시간의 의미가 남는다. 안세영의 도전은 2025년 중국 마스터스 결승을 통해 또 하나의 기록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