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심려 끼쳐드려”…김건희, 특검 첫 조사 포토라인서 고개 숙여
정치권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8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김 여사는 검은색 승합차에서 내려 침착하게 회색빛 표정으로 포토라인에 섰고, 대중 앞에서 직접 고개를 숙였다. 영부인이자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 포토라인에 선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날 김건희 여사는 예정된 출석 시각보다 10분 늦은 10시 11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김 여사는 경호처 직원과 눈을 마주친 뒤, 단정히 묶은 머리에 검은 손가방, 흰 셔츠와 검은 재킷 차림으로 빌딩 입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건강 악화설에 휠체어 출석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직접 걸어서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였고, 다소 불안정한 걸음걸이로 바닥만 응시했다.

김 여사는 2층 포토라인 앞에서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말한 뒤, "수사 잘 받고 오겠습니다"라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 다시 "죄송합니다"로 답한 후 별도의 입장 표명 없이 보안 게이트를 통과했다. 김 여사가 차량에서 내려 조사실로 향하는 동안 긴장감 어린 표정과 함께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현장 주변에는 아침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지지자와 반대 시위자들이 집결해 구호를 외치며 맞불을 놓았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취재진과 시민, 양측 지지자들이 혼잡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검 조사에 출석한 바 있으나, 당시 조사는 경호처 부속건물에서 비공개로 이루어졌고 이후 언론을 통해 뒤늦게 확인된 바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첫 대면 조사를 실시했다. 김 여사에 대한 수사가 투명성과 공정성 측면에서 정치적 함의가 크다는 점에서, 야권은 수사 확대와 책임론을 강조하고 있다. 여권 일각 역시 향후 수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신중한 공식 입장을 유지 중이다.
이날 김건희 여사의 출석은 정국에 중대한 파장을 미치고 있으며, 향후 특검팀 수사 방향과 정치권 공방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특검 조사 결과를 주시하며 추가 입장 표명 여부와 법적 절차 진행 상황에 따라 후속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