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증시 과열 신호 켜졌다”…미국, AI 고평가 논란에 뉴욕증시 이틀째 약세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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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4일,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뉴욕증시 3대 주요 지수가 이틀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이 주식시장 고평가 우려를 공식 언급한 데 이어, 인공지능(AI) 대형주 거품 논란이 부각되면서 월가에 경계감이 확산됐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금융시장과 연관된 각국 투자자들에게 직접적 충격을 주고 있다.

 

현지시간 24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7%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8% 하락, 나스닥종합지수도 0.33% 떨어졌다. 앞서 파월 의장은 최근 연준 회의 직후 “증시가 상당히 고평가된 것 같다”고 지적해 투자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AI 시장 대표주자인 엔비디아와 오픈AI의 대형 공급 계약이 ‘순환출자’ 의혹에 휩싸이면서, 닷컴버블 시기 구조와 유사하다는 경계심도 확대됐다.

뉴욕증시 3대 지수 이틀째 하락…‘AI 고평가’ 논란에 S&P500 0.28%↓
뉴욕증시 3대 지수 이틀째 하락…‘AI 고평가’ 논란에 S&P500 0.28%↓

AI 산업을 중심으로 한 기술주 거품 현상은 이미 지난해부터 주요 국제 투자은행들은 물론 월가 분석가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키워왔다. 미국에서는 1조달러를 넘는 시가총액 기술 대기업, 특히 엔비디아, 애플, 아마존, 알파벳 등이 이날 약 1%대 하락했다. 반면, 테슬라는 4% 상승해 차별적인 흐름을 보였다. AI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도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3% 가깝게 떨어졌다.

 

이번 논란은 글로벌 투자 환경에도 영향을 미쳤다. CNN은 “AI 분야의 순환출자 의혹이 시장 신뢰를 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매체 역시 ‘AI 붐이 제2의 닷컴버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인프라스트럭쳐캐피털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해트필드 CEO는 “현재 밸류에이션에 낙관할 근거가 없다”고 단언했다.

 

업종별 흐름도 엇갈렸다. 소재와 부동산은 1% 이상 약세를, 에너지는 1.23%의 강세를 보였다. 중국(China) 빅테크 알리바바가 AI 투자 확대 계획을 밝히며 9% 가까이 급등한 반면, 캐나다 광산기업 리튬 아메리카스는 트럼프 전 행정부의 지분 인수 소식에 95% 폭등했다. 반면, 소프트웨어 대기업 오라클은 180억 달러 채권 발행 탓에 하락 마감했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전주 대비 60만7천배럴 줄었다고 발표해 에너지 시장에도 변동을 줬다. 채권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크게 흔들리지 않은 가운데,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소폭 하락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증시 고평가 언급과 AI 업종 과열 신호가 글로벌 증시에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뉴욕타임스는 “투자자들이 연준 고위 인사 발언과 AI 주가 흐름에 더욱 주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AI를 둘러싼 거품 논란과 미국 금융 당국의 메시지가 국제 금융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미국발(發) 증시 불안이 세계 자본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지 주목된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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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ai#엔비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