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충격에 수익성 하락”…기아, 영업이익 급감→대미 협상 변수 부상
기아가 미국의 수입차 고율 관세 부과를 직격으로 맞으면서 2024년 2분기 수익성이 뚜렷하게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산업에서 관세 정책이 기업 실적에 갖는 중대함이 한층 실감되는 가운데, 기아는 동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4.1% 감소하는 등 심각한 수익성 악화를 목도했다. 특히 지난해 분기 최대 실적 달성에 따른 역기저 효과가 더해지면서 영업이익률도 9.4%로 급락해, 11분기 만에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이 붕괴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번 실적 악화의 핵심인 미국 25% 관세 부과로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 감소분은 7,860억원에 달했다. 현대차와 유사한 금액이나, 영업이익 규모 자체가 작기 때문에 충격 환산률은 더 커졌다. 여기에 업체 간 인센티브 경쟁 심화와 RV 등 판매 믹스 악화, 마케팅 비용 증가 등도 수익성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기아는 지난해 2분기 3조6,437억원의 분기 최대 영업이익과 13.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현재의 '고점 비교' 구도가 실적 악화 체감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하반기에는 관세 영향이 한층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까지는 미리 확보된 비관세 차량 재고로 급격한 타격을 일부 완충했으나 이후 관세 부담을 온전히 지게 됨에 따라 수익성 악화 경향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 미국 판매량 대비 현지생산 비중은 절반에도 못 미치고, 일본 브랜드와의 관세율 격차도 뚜렷해 경쟁력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대미 관세 협상 및 현지화 전략이 하반기 기아의 성장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김승준 재경본부장은 관세를 산업 전반의 도전 요소로 규정하며,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근본 경쟁력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