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민주주의 붕괴 경고”…트럼프 정부 겨냥 파장 확대→대선 정국 긴장 고조
미국의 하늘을 지배하던 파란 깃발 아래, 다시 한 번 거센 정치적 바람이 불고 있다. 6월 17일 코네티컷주 하트퍼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목소리는 깊은 우려와 차분한 단호함으로 가득했다. 그의 연설은 미국 정치의 등불이 흔들리는 현실, 자유민주주의의 근본 원리가 점차 눅눅하게 젖어드는 그 위태로운 시간에 대한 경계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 민주주의가 이제는 ‘전체주의와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는 따끔한 경고를 남겼다. 그는 공화당 지도부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연장 시도가 '전후 세대가 공유했던 자유민주주의’의 원리에서 상당히 멀어졌음을 지적하며, “이제 미국은 더 이상 우리가 알던 그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또 그는, 미국이 완전히 전체주의에 잠식된 것은 아니지만, 그 경향이 점차 정상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불안을 토로했다.

이날의 대담은 온라인 뉴스레터 플랫폼인 ‘서브스택’에서 ‘한 미국인의 편지’를 집필 중인 헤더 콕스 리처드슨 보스턴 칼리지 교수와의 만남을 통해 이어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방정부 최고 지도자들의 언행을 보면, 더 이상 자유민주주의의 기준이 지켜지지 않는다”며, 2020년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 및 공화당 주류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런 태도는 미국 정치의 거목을 흔드는 ‘사실 왜곡의 장’이라며 정치적 위험성을 경고했다.
특히 오바마는 ‘노 킹스’ 시위와 시민적 각성의 흐름에 연대감을 표했다. 그는 “불의와 잔혹함에 침묵하지 말라”며, 사회적 참을성만으로는 변화에 도달할 수 없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어 “진정한 변화는 서로 다른 생각을 품은 이들과 공통점을 발견하고, 함께 손을 맞잡는 ‘더하기’의 방식에서 시작된다”며 연대와 포용의 가치를 힘주어 강조했다.
오바마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사회가 두 갈래로 깊게 나뉜 대선 국면에서 민주주의의 퇴보와 양극화 심화라는 근원적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그의 경고처럼, 이제 미국의 정치적 미래는 시민 각자의 목소리와 행동, 그리고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는 진중한 연대에서 새 길을 찾아야 할 것임을 시사한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역시, 자유민주주의의 시험대 위에 올라선 이 거대한 나라의 변화를 깊은 시선으로 응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