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점 맹공 속 이소영 마침표”…육서영, 정관장전 역전→기업은행 8년만의 희망
빗물이 내리던 여수 진남체육관, IBK기업은행 선수단의 표정엔 투지가 가득했다. 1세트의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 주장 이소영이 동료들의 손을 끌어 올렸고, 육서영은 코트 구석구석을 누비며 공격을 퍼부었다. 결국 벤치와 관중석 모두가 하나된 모습 속에서 IBK기업은행이 B조 첫 경기를 거머쥐었다.
IBK기업은행은 22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정관장을 세트스코어 3-1로 제압했다. 17득점을 올린 육서영을 필두로 김하경의 공격 전환, 이소영의 서브 에이스까지 더해지며 짜릿한 역전승의 흐름을 만들었다.

경기 초반 패배 위기에 몰렸던 IBK기업은행은 세터 김하경의 투입 이후 팀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켰다. 2세트 6-9 열세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점수를 쌓아가던 선수들은 육서영의 3연속 득점과 최정민의 속공에 힘입어 동점을 만들었다. 막판 집중력에서는 6점을 한 번에 집중시켜 25-20으로 기세를 이어갔다.
3세트에서 맞선 접전은 김하경의 재치가 빛났다. 직선 강타, 서브 에이스, 그리고 재치 있는 연타가 이어지자 정관장 선수들도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결국 IBK기업은행이 분위기를 가져가며 25-22로 앞서 나섰다.
4세트 역시 팽팽함이 감돌았으나, 육서영의 대각과 직선 강타가 결정적인 균열을 만들었다. 이주아의 이동공격, 이소영의 서브 에이스가 번갈아 터지며 14-12 역전에 성공했다. 19-15에서 정관장 박은진의 범실로 점수를 벌렸고, 마지막도 이소영의 날카로운 서브가 네트를 파고들며 경기를 마감했다.
육서영은 이날 팀 내 최다 17점을 올리며 공격의 선봉에 섰다. 영입생 임명옥과 이소영은 안정적인 리시브로 뒷받침을 해줬다. 반면 정관장 이선우가 18점, 박혜민이 14점을 올렸으나 팀은 고비마다 실책에 발목이 잡혔다.
정관장은 2018년 이후 7년 만의 정상 복귀를 노렸으나 IBK기업은행의 집중력을 넘어서지 못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6년 이후 8년 만의 컵대회 우승 도전을 밝히며 의미 있는 출발을 알렸다.
경기장 내내 물기가 가시지 않은 코트, 양 팀이 만들어낸 치열한 흐름 위로 관중들은 경기 내내 숨죽이며 지켜봤다. IBK기업은행은 남은 조별리그에서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준결승 진출을 두고 치열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오늘의 승리와 기록이 감정의 희망으로 남듯, 배구는 늘 낯선 날씨와 고된 순간을 안고 또 새로운 경기를 준비한다. 이번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B조 조별리그의 향방은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의 맞대결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