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미·신예은 운명의 러브라인 한가운데”…‘백번의 추억’, 첫사랑 갈림길에서→시청자 떨린다
밝은 미소로 시작한 저녁, ‘백번의 추억’ 속 김다미와 신예은이 얽힌 로맨스가 진한 설렘을 안방에 퍼뜨렸다. 한 발 늦게 전해지는 쪽지 한 장, 엇갈린 고백의 순간들이 인물들의 눈빛을 흔들었고, 첫사랑의 향기로 가득 찬 시간이 고요하게 흘렀다. 러브라인의 교차점에서 마주친 두 여인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이 남긴 여백은, 시청자의 마음에도 오래도록 머물렀다.
‘백번의 추억’은 뜻밖의 사건과 반복되는 우연, 그 사이를 거닐며 피어나는 짝사랑의 아픔과 성장에 주목했다. 김다미가 연기한 고영례는 자신을 구해준 한재필(허남준)에게 내리 꽂히는 시선과 동시에, 고백할 용기를 드러내지 못하는 쓸쓸함을 품었다. 그러나 한재필의 마음은 영례의 소꿉친구, 신예은이 연기한 서종희에게 향해 있어, 영례는 재필의 쪽지를 전달하며 겉으로는 쿨한 듯하지만 속으로는 아련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각 인물의 감정선도 다채롭게 얽혔다. 전성우가 연기하는 고영식의 친구 정현(김정현)은 헛된 농담 사이로 영례를 살피며 듬직함을 보였고, 이원정이 맡은 마상철은 미팅 이후 영례에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드러내며 친구와 연인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시작했다. 이러한 다양한 남성 캐릭터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영례의 빈틈을 채우고, 시청자 역시 누구의 사랑이 닿을지 긴장감 속에 몰입했다.
서종희와 한재필 사이에도 평탄치 않은 감정의 흐름이 감돌았다. 종희는 재필의 고백 앞에서 거리두기를 택하지만, 내면에 자리한 아픔과 숨겨진 상처의 공유가 점차 두 사람의 거리를 좁혀갔다. 자신의 안내양 신분이 하루 차로 들킬 위기에 놓인 종희와, 뒤늦게 마주하는 진심의 타이밍은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더했다.
풋풋한 첫사랑의 맥락도 극에 생명력을 부여했다. 김태빈이 연기하는 고영배는 재필의 동생 한세리(오은서)와의 만남에서, 오르골 하나에 얼굴이 붉어지는 미숙한 감정을 선보였다. 장난감을 내어주며 서로에게 천진한 호감을 표현하는 두 아이는, 알지 못했던 감정을 서서히 배워나가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남겼다.
반면, 복잡한 어른들의 감정은 문제적 러브라인으로 확장됐다. 이재원이 맡은 김정식은 안내양들에게 가벼운 농담을 일삼던 인물이지만, 점점 ‘철벽녀’ 최정분(박예니)에게 이끌리며 새로운 측면을 드러냈다. 정분 또한 차가운 태도 너머 김정식의 진심을 엿보게 됐고, 두 사람 사이의 흐릿한 경계와 서툰 호감이 앞으로의 방향을 오롯이 예측할 수 없게 만들었다.
각양각색 관계와 감정이 물결처럼 겹친 지금, ‘백번의 추억’은 짝사랑과 첫사랑의 풍경, 상처와 흔들림 속에서 성장하는 인물들의 서사를 진폭 넘치게 담아내고 있다. 장면마다 다양한 러브라인이 얽히는 가운데, 결코 예측할 수 없는 마음의 향방과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백번의 추억’은 매주 토요일 밤 10시 40분, 일요일 밤 10시 30분 JTBC를 통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