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장외·원내 동시 투쟁 본격화”…국민의힘, 민주당 입법 견제 총력전
정치

“장외·원내 동시 투쟁 본격화”…국민의힘, 민주당 입법 견제 총력전

권하영 기자
입력

장외 대응과 원내 투쟁을 모두 꺼내 들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첨예하게 맞붙었다. 추석 국면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장외집회와 필리버스터 추진을 병행하면서 여야 갈등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보수 강세 지역을 돌며 대국민 여론전에 집중하는 동시에 ‘입법 저지 카드’까지 동원해 정국이 요동칠 전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22일 경북 경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앞서 21일 동대구역에서는 당 추산 7만 명이 모인 장외집회를 개최하며 ‘보수 결집’ 행보를 본격화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영남과 충청권, 그리고 이번 주말 서울까지 연이어 여론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정당성’을 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셈이다.

이 자리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의 배임죄 폐지 추진을 두고 "지나가는 강아지도 알 듯 대장동·백현동 사건으로 재판받는 피고인 이재명에게 무죄, 면소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길을 터주려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의 최근 SNS 발언을 거론하면서 "한미 관세협상이 파탄 직전으로 가는 상황에서 이재명과 민주당 정권이 반미 감정을 선동해 모든 책임을 미루려고 하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민수 최고위원 또한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등 한번 기대지 못한 채 각 잡고 있던 이등병 외교를 하고 돌아와서는 미국 따위는 없어도 괜찮다 큰소리치는 이재명의 모습이 굴종 외교"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24일과 25일 대전으로 이동해 다시 한 번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다. 부산, 대구에 이어 충청권으로 무대를 넓히는 한편, 서울에서는 대규모 주말 장외집회까지 계획하고 있다. 지도부의 움직임은 지역 민심을 촘촘히 겨냥한 것으로 평가된다.

 

원내 대여 투쟁도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쟁점 법안은 물론 모든 법안을 대상으로 한 전면 필리버스터 돌입을 논의한다. 거대 여당의 ‘입법 폭주’를 부각시키고 추석까지 이슈를 끌고 가며 국면 전환을 노리는 전략이다.

 

특히 필리버스터가 장기화할 경우, 본회의를 주재하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함께 여야 의원 모두에게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입법견제’ 메시지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민생 정국을 주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장외투쟁에 대한 당내 시각은 엇갈린다. 김대식 의원은 라디오 발언에서 “국회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오죽했으면 5년 만에 다시 이렇게 대구를 찾았겠느냐”며, 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를 ‘국민의 준엄한 외침’으로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재섭 의원은 장외투쟁에 회의적 견해를 드러내며 “중도층 마음을 돌리는 데 장외투쟁은 거의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집회 불참 의사를 재확인했다. 박정하 의원도 “여론에 가까이 가려는 과정 없이 너무 빠른 장외투쟁”이라며 신중론을 내비쳤다.

 

국민의힘의 ‘투트랙’ 압박 전략에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당내에선 부산·대구 등 영남권 장외집회가 선거용 정치 행보라는 비판이 흘러나오고 있다.

 

여야의 대립 구도가 극단으로 치달으며 향후 정국은 장외와 원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장외집회와 입법 저지 투쟁을 이어가며 여론전에 집중할 계획이며, 국회는 다음 회기에서도 필리버스터 및 쟁점 법안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맞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권하영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국민의힘#장외집회#필리버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