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려 끼쳐 죄송”…김건희, 특검 피의자 신문 출석에 정치권 긴장 고조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주요 의혹을 둘러싸고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했다. 특검 수사라는 초유의 사태에 정치권의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지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16개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정국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6일 오전, 김건희 여사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을 떠나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있는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로 이동했다. 동행한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와 함께 오전 10시 11분경 사무실에 도착한 김 여사는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밝힌 뒤 고개를 숙였다. 이어 "수사 잘 받고 나오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조사실로 들어섰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개입, 건진법사 청탁 등 굵직한 의혹을 두고 특검팀은 전방위적 조사를 예고했다. "국민에게 더 할 말은 없나", "명품 목걸이와 명품백은 왜 받은 건가", "도이치 주가조작을 미리 알고 있었나" 등 쏟아진 현장 질의에는 "죄송합니다"라는 짧은 답변 후 침묵을 지켰다. 김 여사가 수사기관에 피의자로 소환돼 조사를 받는 모습은 역대 전·현직 영부인 가운데 처음이라는 점에서, 헌정사에 이정표로 기록됐다.
특검 수사는 티타임 등 별도의 비공식 절차 없이 곧장 진행됐다. 부장검사급 인력이 투입돼 오전 10시 23분부터 신문이 시작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전주’로 가담했다는 의혹에 대해, 법원은 이미 김 여사의 계좌 3개와 모친 최은순의 계좌 1개가 시세조종에 동원된 정황을 인정(대법원 판결)한 바 있다.
아울러 김 여사는 2022년 재·보궐선거와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관여한 의혹, 2022년 건진법사를 매개로 한 통일교 교단 청탁 의혹 등 다양한 사안으로 조사 대상에 올라 있다. 특검팀 출석요구서에는 스페인 순방 당시 착용한 고가 목걸이 미신고, 도이치 의혹에 대한 윤석열 후보의 대선 토론 허위사실 공표 혐의까지 포함됐다. 도이치모터스 외에도 삼부토건 주가조작,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등이 남아 있으며, 향후 추가 소환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여당 일부는 “정치적 의도에 따른 표적 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야권은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해야 한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어, 여론 역시 팽팽하게 맞서는 양상이다.
특검 수사 결과와 김 여사의 법적 책임 여부에 따라 총선을 앞둔 정국은 더욱 요동칠 전망이다. 이번 사건이 대통령 가족 연루 의혹의 전면 수사라는 점, 그리고 추후 추가 의혹 조사 가능성까지 언급됨에 따라 정치권 전반에 격랑이 예상된다.
이날 특검팀은 피의자 신문에 집중했으며, 김 여사는 각종 의혹과 관련해 “죄송하다”는 말 외 상세 해명은 내놓지 않았다. 정국은 김 여사에 대한 수사 과정을 둘러싼 여야 간 대립으로 한동안 치열한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