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어스 액트 상원 통과…미국,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진입 앞으로”→트럼프 서명 시 즉시 발효, 글로벌 금융질서 요동

디지털 혁신의 새로운 격류 속에서, 미국 상원이 스테이블코인 시대의 굳건한 문을 열었다. 이른 새벽, 의사당을 가르는 찬반 표결의 여운은 긴 국제 금융 질서의 변화를 암시했다. 지니어스 액트로 명명된 이 법안은, 가상자산이 꿈꾸던 시스템을 미국이라는 대륙이 품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조심스런 선언이자, 법정화폐와 1:1로 맞닿은 디지털 자산의 공존을 제도화하는 역사적 기점이다.

미국 상원은 현지시각 6월 17일, '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즉 지니어스 액트에 찬성 68표, 반대 30표라는 압도적 표결로 결실을 맺었다. 여야의 이례적 협력이 돋보인 이 순간, 민주당과 공화당 일부가 손을 모으며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이제 남은 관문은 하원의 표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8월 의회 휴회 전에 서명하면, 별도의 시행일 유예 없이 법안은 미국에 즉시 새 질서를 안긴다.

지니어스 액트의 핵심은 단호하다. 모든 스테이블코인 발행기관은 준비금 100% 보유와 더불어, 자금세탁방지와 고객확인 의무를 철저히 따르고, 투명한 공시와 외부 감사에 응해야 한다. 연방 또는 주정부의 인가 아래서만 발행이 허용되며, 이 조치는 은행·신용조합·비은행·글로벌 기업 모두를 동등하게 포용한다. 디지털 자산은 결제 수단 이상의 투기적 그림자를 거두고, 금융질서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특히, 보유자 보호가 법안의 중심에 놓였다. 발행기관 파산 시 준비금은 이용자에게 우선 지급되고, '미국 정부 보증', '공식 달러' 같은 모호한 명칭 사용이 금지됐다. 사용자의 환매 요구엔 즉시 응해야 하고, 불이행 시 연방준비제도나 통화감독청의 제재가 뒤따른다. 스테이블코인에 이자 제공이 전면 금지된 점 역시 결제 수단으로서의 본질에 방점을 찍었다.

시장은 변화의 숨결을 기다렸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2030년까지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가 3조7천억 달러까지 거대해질 것”이라며, “법안이 국채에 대한 민간 수요를 높여 국가 부채 감소에 기여하리라” 내다봤다. 테더(USDT), USDC 같은 스테이블코인들이 이미 보유 자산의 약 80%를 미국 국채로 운용하는 현실이 말해주듯, 새 질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금융 지도를 재편한다.

업계 역시 오랜 규제 공백의 두려움을 뒤로하고, 전통 금융과 핀테크·IT 대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서비스를 잇따라 도입할 전망이다. 이미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이 결제와 보상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채택하는 등, 제도화의 물결은 결제 방식의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평탄한 길만 보지는 않는다. 법안에는 대통령 가족의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예외로 둔 조항이 남아, 의회와 가족에겐 적용을 막으면서도 대통령 일가에겐 길을 연 점이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이 법안은 트럼프 부패를 위한 슈퍼 고속도로”라며 일침을 가했고, 하원 심의 과정에서 대통령 가족 조항과 세부 규정에 대한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니어스 액트의 힘은 이제 하원 표결과 대통령 동의라는 마지막 문을 기다린다.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내 금융 질서로 용인하는 이 대담한 결정은,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에 한동안 잊지 못할 파문을 남긴다. 미국 내부의 정치적 역학과 시장의 속도, 그리고 제도적 공론의 향방에 전 세계가 숨을 고르고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