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 국제표준 만든다”…국립암센터, WHO 협력센터 재지정
암 등록과 예방, 관리의 국제 기준 마련을 위한 협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국립암센터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암 관리 및 예방 협력센터’로 다시 지정됐다. 이번 지정은 향후 4년간, 2029년 7월까지 유효하며, 국립암센터의 전문성과 오랜 협력 경험이 글로벌 보건 전략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번 재지정을 ‘암 관리 글로벌 네트워크 주도권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이번 성과는 암 등록과 예방, 조기검진 분야에서 국립암센터가 WHO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온 결과다. 2005년 최초 지정 이래 20년간 국립암센터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암 관리 역량을 높이고, 국제적 표준 모델을 구축하는 데 기여해 왔다. 특히 2017년 제4차 재지정부터는 완화의료(환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통합치료)까지 협력 영역을 넓혔다. 기존에는 암의 예방·조기발견에 집중됐다면, 현재는 치료와 완화, 사후 관리까지 암 전주기에 걸쳐 지원 범위가 확장됐다.

기술적으로는 국가별 암 발생 데이터 표준화와 실시간 모니터링 역량이 강화되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자체 개발한 암 등록 시스템과 현장 교육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WHO와 공동으로 서태평양 지역 다국가 워크숍을 정기 개최하는 등 의료기관과 정부 정책간 연계를 주도한다. 이 같은 활동은 “국가 단위 암등록률 향상”이라는 정량적 성과로 이어졌다. 기존 개도국 대비 데이터 신뢰성, 협력 모델의 확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비교에서도 국립암센터는 영국 NHS의 암등록 네트워크, 미국 CDC와의 연계 모델에 준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실시간 암 데이터 통합 및 조기관리 정책의 선진 적용 사례로, 동일 권역 내 한국 주도의 의학 표준화 움직임이 명확해졌다. 특히 완화의료 분야에서는 WHO 기준 도입과 프로그램 현지화에서 차별화가 부각된다.
관련 정책적으로는 WHO 협력센터 네트워크와의 정기 이행 평가 및 데이터 보안, 개인정보 보호 이슈가 연관된다. 국립암센터는 국내 의료 데이터 규정과 국제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이중 검증 시스템을 갖췄다. 협력센터 재지정은 향후 원격의료, 의료정보 국제공유 플랫폼 등 디지털 헬스케어로의 확산 기반이 될 전망이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지난 20년간 WHO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암 등록, 예방 분야의 리더십을 인정받았다”며 “암 관리와 예방 기술이 실제 정책과 의료현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게끔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재지정을 계기로 암 관리와 예방 기술의 국제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