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점수로 치매 위험 예측”…삼성서울병원, 글로벌 특허 확보로 정밀의료 새 전기
AI와 대용량 유전체 해석 기술이 결합된 다유전자 위험 점수(optPRS)가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 발병 예측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김희진·원홍희 교수, 연세대학교 서진수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optPRS는 국내 1,600여 명 환자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설계됐으며, 실제 오가노이드(줄기세포 기반 뇌 모사체) 실험에서 병리적 진행까지 반영되는 특성이 확인됐다. 업계는 미국·유럽 특허 등록 절차 돌입을 ‘정밀의료 퍼스트무버 경쟁’의 분기점으로 간주한다.
치매 발병 예측은 그간 APOE 등 일부 유전자만을 활용해왔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은 수십여 유전 변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국제 저널에 발표된 기존 다유전자 위험 점수(PRS)에 한국인 유전체 및 임상 데이터를 결합, 예측 정확도가 높은 optPRS를 새롭게 개발했다. 이 점수는 APOE 유전자와 별개로 optPRS 값이 높을수록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2.4배, 아밀로이드 축적 위험이 2.0배까지 높아지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기존의 PRS 방식과 달리, 연구팀은 점수가 높은 환자에서 생성된 줄기세포로 뇌 오가노이드를 제작하고, 병리 단백질(아밀로이드·타우) 축적 여부를 맹검 실험으로 규명했다. 그 결과, 유전적으로 고위험군에서 실제 병리 현상이 유의하게 두드러지며 optPRS가 발병 위험뿐 아니라 질병 경과를 반영함을 세포 수준에서 증명했다는 평가다.
이번 기술은 30여 개 핵심 유전자만을 검사해도 전체 유전적 위험을 정밀하게 선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 기관의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과 조기 위험군 선별의 실효성이 기대된다. 이미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장은 유전체 기반 정밀의료 도입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미국 NIH, 영국 NHS 등도 유전체 정보에 기반한 질병 예측과 예방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어, optPRS와 같은 다유전자 위험 점수 기술의 도입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 특허 2건 등록을 완료한 상태로, 미국과 유럽 출원도 진행돼 글로벌 상용화 기반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외 인증 및 환자 정보 보호 기준 충족 여부가 향후 시장 확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홍희 교수는 “한국·중국 등 아시아 집단 대규모 데이터로 검증해 실제 질병 위험 예측 효율성이 뛰어나다”고 전했다. 김희진 교수는 “optPRS 활용으로 고위험군을 조기 파악하고 맞춤 치료 방안 개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 성과가 치매 정밀의료 시장의 확장성과 데이터 기반 의료 패러다임 전환을 견인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데이터, 의료 윤리 간 균형이 미래 정밀의료 산업 성장의 관건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