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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흔든 판결의 단면”…YTN 소송 패소→퇴색한 권위와 끝나지 않은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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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흔든 판결의 단면”…YTN 소송 패소→퇴색한 권위와 끝나지 않은 균열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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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을 짓누르는 법정의 침묵이 길게 깔렸다.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얼어붙은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판결문의 마지막 문장까지 몰입했다. 묵직한 판결을 마주한 순간, 무심한 정적과 치열한 시선이 얽혀 세상은 다시 한 번 균열을 예고했다.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YTN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 2건의 항소심에서 모두 패소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3부는 30일 이동관 전 위원장이 YTN을 비롯한 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해 1심과 동일하게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로써 이동관 전 위원장은 지난해 결정에 이어 또다시 패소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법정서 무거운 정적”…이동관, YTN 상대로 끝내 패소→여전한 논란의 그림자
“법정서 무거운 정적”…이동관, YTN 상대로 끝내 패소→여전한 논란의 그림자

사건의 시작은 2013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였던 이동관 전 위원장의 배우자가 인사 청탁과 연관돼 금품을 수수하고 두 달 뒤 돌려준 의혹을 YTN이 집중 보도했다. 같은 해 8월 10일에는 YTN이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을 보도하는 도중, 배경화면에서 이동관 전 위원장의 사진이 약 10초가량 잘못 나가는 방송사고도 있었다. 이에 따라 이동관 전 위원장은 두 건에 대해 각각 5억원,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했다.

 

법원은 YTN이 배우자 의혹 보도 당시 이동관 전 위원장 측 입장까지 확인하는 등 보도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또 방송사고와 관련해서도 초상권 침해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두 건 모두에 대해 패소 판결이 내려지자, 이동관 전 위원장은 YTN 임직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하지만 관련 수사는 2023년과 2024년 잇따라 무혐의로 종결됐다.

 

판결문에 남은 세 글자, 이동관. 사회적 무게와 정적, 풀리지 않는 질문들이 긴 그림자를 남긴다. 법정은 침묵했지만 논란의 흔적은 오히려 짙어졌고, 이 장면은 엔터테인먼트계를 넘어 우리 사회 곳곳에 뜨거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방송을 둘러싼 쟁점과 권위의 퇴색, 그리고 누가 옳고 그른지에 대한 답 없는 서사가 오래도록 이어질 전망이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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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ytn#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