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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무역 갈등 여진에 뉴욕 증시 거센 파도”…트럼프 발언·중국 경계, 투자심리 흔들→글로벌 금융시장 재편 주목
국제

“미국·중국 무역 갈등 여진에 뉴욕 증시 거센 파도”…트럼프 발언·중국 경계, 투자심리 흔들→글로벌 금융시장 재편 주목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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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뉴욕, 금융 중심가에는 얼어붙은 긴장감이 자리잡았다. 30일, 맨해튼의 증권가를 스치는 바람조차, 시장의 불안한 흐름을 닮아있었다. 이날 뉴욕증시는 하루 종일 혼조를 거듭했다. 미·중 ‘제네바 무역합의’라는 굵직한 국제 질서의 틀이 흔들릴 때마다, 시장은 마치 마지막 파도를 견디는 선박처럼 요동치고 있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2,270.07로 전일 대비 0.13%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0.01% 미세하게 내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32%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삼중의 곡선이 교차하듯, 투자자들의 심리도 혼미를 더했다.

뉴욕증시 혼조…다우 0.13% 상승, 미·중 무역합의 갈등에 변동성 확대
뉴욕증시 혼조…다우 0.13% 상승, 미·중 무역합의 갈등에 변동성 확대

이번 장세의 배경엔 미·중 무역합의 이행을 둘러싼 심화되는 양국의 대립 구도가 숨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이 합의를 완전히 위반했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즉각적으로 ‘합의 준수’ 입장을 강조하며 맞섰다. 미국 백악관이 중국을 향해 추가 제재 가능성을 시사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마치 겨울 바다를 만난 듯 요동쳤다. 실제로 장 중 주요 지수는 1% 넘게 급락하며 날카로운 리스크 회피 본능을 드러냈다.

 

그러나 난기류 속에서도 저가 매수세가 일부 유입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중 협상 의지를 다시금 표명하자, 불확실성의 흐름 위로 순간적인 반등이 찾아왔다. 업종별로는 참담한 소식이 이어졌다. 에너지, 기술, 임의소비재 군은 약세를 기록한 반면,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가 1% 넘게 상승하며 상처에 작은 위로를 남겼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관련주들은 유난히 큰 충격을 겪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11% 하락했고, 엔비디아, TSMC, ASML, AMD, 퀄컴, Arm이 줄줄이 내림세를 보였다. 증시를 대표하는 ‘매그니피센트7’ 중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가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3.34% 크게 흔들렸다.

 

한편, 장을 밝힌 희망의 조각도 존재했다. 코스트코가 1분기 실적 호조와 함께 3% 넘게 오르고, 울타 뷰티는 깜짝 실적 발표와 연간 전망 상향에 11% 이상 폭등했다. 그러나 갭은 분기 매출 부진 전망 속 20% 폭락하며 시장의 냉혹함을 보여주었다.

 

경제지표도 속도 조절을 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4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근원이 전월대비 0.1% 상승, 시장 기대에 부합했다. 미시간대 5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 역시 52.2로 지난달과 같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자료는 7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73.1%로 집계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는 18.57로 소폭 하락하며, 장세 혼조 속에서도 일정한 숨고르기를 택했다.

 

이 모든 변동의 저변에는 미·중 무역합의 불확실성, 추가 제재 위협,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 심리가 뒤엉켰다. 국제 금융시장은 여전히, 긴장과 기대, 불안과 희망의 여백을 품은 채 변동성의 파도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격렬한 대치, 백악관의 기류, 글로벌 금융시장의 조심스런 맥동이 맞물리며, 이 거대한 시장은 다시 내일, 또 다른 변화를 준비한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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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엔비디아#뉴욕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