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청문회, 사법개혁 첫 단추”…정청래 대표·민주당 지도부 힘 실어

사법개혁을 둘러싸고 정치권 갈등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개최를 강하게 뒷받침한 가운데,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을 둘러싼 논쟁이 정면 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야권 중심의 법사위 강경 노선에 대해 여권은 ‘폭주’로 규정하며 비판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사법개혁과 국민의 뜻을 근거로 맞서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당 법사위원들을 격려 방문했다고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하며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국민 뜻에 따라 사법개혁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우리 국민은 헌법 유린, 삼권분립 훼손 등 불의한 대통령들을 다 쫓아냈다. 대법원장이 뭐라고 이렇게 호들갑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조희대 청문회는 대법원장의 헌법 파괴와 권력남용이라는 중대한 사유로 열리는 것”이라며, “음모론이 아니라 국회의 책무를 다하는 정당한 청문회”라는 점을 역설했다. 허 수석부대표는 “헌법이 명령한 사법부 독립은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국민 주권을 지키라는 것”이라며, “이번 청문회는 사법부 비리와 권력 오용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사법개혁의 첫 단추를 끼우는 과정임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사실상 사법부의 비리와 권력남용을 감싸는 공범이 되고 있다”며 “조희대 끌어안기에 혈안이 된 국민의힘의 반성 없는 태도는 반드시 역풍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법원 관계자의 청문회 출석을 촉구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거듭 말하지만 내란 종식 없는 협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청래 대표도 법사위를 방문해 격려했으며,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도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청문회는 법에 의거한 절차로, 조 대법원장 등 관계자들이 출석하는 것이 의무”라고 주장했다.

전현희 의원도 “대법원이 중요한 재판을 부실하게 처리한 경위가 궁금하다”며 “이는 사법부의 정치 개입으로 본다. 국민을 대신해 해명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 대법원장 청문회는 국민 앞에 해명할 기회”라며 “탄핵감이라 주장하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청문회 강공 전략에 신중론도 제기됐다. 친명계 중진인 김영진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법사위가 약간 급발진하지 않았나. 법사위가 모든 정치를 대변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여야의 공방 속에 법사위와 지도부, 당내 의견까지 교차하며 사법개혁 논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향후 청문회 일정을 두고 국회는 한동안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