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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파워·오클로, AI 시대의 새 원전 금융지도”…엔비디아·HD현대 가세→SMR 투자 쏠림 어디까지
국제

“테라파워·오클로, AI 시대의 새 원전 금융지도”…엔비디아·HD현대 가세→SMR 투자 쏠림 어디까지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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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태양 아래, AI 데이터센터라는 미래 산업의 심장이 미국 땅에 둥글게 박동치고 있다. 그 깊은 곳에서 발현되는 전력 수요는 소형모듈원자로(SMR)라는 신기술 산업에, 한층 새로운 금융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의 SMR 대표 기업 테라파워는 6억5천만 달러, 한화 약 9천억 원이라는 거대한 자금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번 투자 행사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투자 전문 자회사 엔벤처스가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고, 한국의 조선·에너지 강자 HD현대 또한 파트너십을 이어갔다. HD현대는 이미 2022년 11월 HD한국조선해양을 통해 3천만 달러(440억 원)를 테라파워에 실어 보내며 기술 협업의 물꼬를 텄다.  

테라파워 9천억·오클로 6천억 유치…AI 수요에 SMR 투자 급증
테라파워 9천억·오클로 6천억 유치…AI 수요에 SMR 투자 급증

이렇게 모여든 자금은 미국 최초의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공장과 글로벌 시설 확충에 쓰일 예정이다. SFR은 액체 소듐을 통해 고속 중성자가 일으킨 핵분열 열을 식히는 혁신적 기술로, 원자력 산업 혁신의 전위가 되고 있다. 테라파워는 자체 투자 외에도, 미국 정부로부터 20억 달러(2조7천억 원)에 육박하는 보조금을 손에 쥐었다.  

 

이와 나란히, 챗GPT 신화를 써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가 투자한 오클로 역시, 구주 매출 방식으로 4억6천만 달러(약 6천350억 원)를 한 데 모았다. 알래스카 미 공군기지에 원자로 건설 소식이 퍼진 6월 11일, 오클로의 주가는 단 하루 만에 29.48% 치솟았고,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은 192%까지 치닫고 있다.  

 

이처럼 거센 자금 유입의 바람은 미국 전체 에너지 시장이 AI와 청정에너지 전환의 격랑 속에서 근미래 수요 증가를 가늠하고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 업체 ICF는 2050년 미국 전력 수요가 2023년보다 25%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레이크스루인스티튜트의 애덤 스타인 애널리스트 역시, “전 세계적인 수요 확대와 환경적 이점이 결합해 원자력이 프리미엄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산업의 사방에서 타오르는 전력 확보 경쟁, 그리고 글로벌 청정에너지 트렌드가 물줄기를 바꾸는 가운데 소형모듈원자로 분야와 이와 연관된 기술 기업에는 자금이 점점 더 집중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높은 주가 변동성이라는 경고음도 나오지만, 미래 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거대한 전환점임은 분명하다.  

 

국제사회와 에너지 시장은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원자력의 새 패러다임을 조용히 주목하고 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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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파워#오클로#엔비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