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내일 소환”…민중기 특검, 조사 원칙만 강조하며 발언 자제
김건희 여사 소환을 둘러싸고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별검사팀과 여당, 야당 모두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김건희 여사의 첫 소환을 앞둔 8월 5일 법적 쟁점과 정치적 파장이 교차하고 있다. 이날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기자회견에서 질문이 쏟아졌으나, 구체적 내용 대신 “법과 원칙에 따라 통상의 절차로 진행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오정희 특별검사보는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사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로 조사할 혐의, 사무실 위치, 투입 검사 수, 경호 인력 여부, 질문지 분량, 예상 조사 시간 등 대부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특검팀이 세부 정보를 일절 밝히지 않는 것은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김건희 여사는 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설치된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다. 포토라인을 지나면서 취재진의 질문도 받을 예정이다. 부장검사급 인력이 조사를 담당하며, 별도의 티타임 등 예외적 조치는 예정돼 있지 않다. 역대 대통령 부인이 수사기관에 피의자로 공식 출석하는 사례는 헌정 사상 최초다.
이번 조사에서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개입, 건진법사 청탁 등 이른바 ‘5대 의혹’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김 여사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자금을 댄 혐의로 지목됐다. 해당 사건으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9명이 기소돼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법원 판결문에는 김 여사 본인과 모친 최은순 씨의 계좌가 시세조종에 동원된 내역이 적시됐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가 2022년 재보궐선거와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부정 청탁을 수수했다는 혐의, 2022년 나토 정상회의 참석 당시 고가 목걸이 재산 미신고 의혹, 윤석열 대통령 대선후보 시절 관련 의혹에 대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도 추가돼 있다.
김 여사 측은 “다 기억하고 있으니 들어가서 있는 그대로 진술할 것”이라며 담담한 입장을 전했다.
정치권은 김건희 여사의 소환을 앞두고 각기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야권은 “정의로운 수사”를 촉구하는 반면, 여권은 “정치적 중립성”과 “무죄추정 원칙”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여론 역시 김 여사에 대한 엄정수사 필요성과 절차적 정당성 사이에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소환은 정국의 새로운 불씨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의혹 중 일부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대통령실과 여당에 적지 않은 파장도 예상된다. 이날 국회와 정치권은 긴장 속에서 수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긴밀하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