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 기여”…이영준, 승강PO 맹활약→그라스호퍼 1부 잔류 견인
경기 시작 전, 잔류를 향한 긴장감이 경기장 전체를 감쌌다. 하지만 지난 1차전의 값진 결승골을 떠올린 팬들은 은근한 기대감 속에 그라스호퍼의 승강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를 지켜봤다. 초조함과 환희가 교차하는 순간, 1부 리그의 명운이 엇갈렸다.
2024-2025 스위스 프로축구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31일 스위스 아라우 브뤼글리펠트 경기장에서 펼쳐졌다. 그라스호퍼 클럽 취리히는 챌린지리그 2위 FC 아라우와 1부 리그 잔류를 두고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한 접전으로 흐름이 이어졌다. 원정팀 그라스호퍼는 1차전 대승의 여유 속에 수비적으로 경기를 조율하며 실점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다. 반면 아라우는 공격적으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그라스호퍼의 조직적인 수비진은 흔들림 없이 골문을 지켰다.
후반 37분, 아라우 리누스 오벡서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일격을 맞았다. 하지만 28일 치러진 1차전에서 4-0으로 크게 앞서 있었기에, 1·2차전 합계 4-1로 그라스호퍼가 1부 리그에 남게 됐다. 특히 1차전 선제골의 주인공인 이영준은 2차전 출전 명단엔 포함되지 못했으나, 이틀 전 성공시킨 클러치 득점이 사실상 승부를 가른 결정적 순간이었다.
이영준은 1차전 전반 14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27분 부상으로 조기 교체되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중대한 승부에서 흐름을 바꾼 임팩트는 결코 작지 않았다.
이번 시즌 이영준은 정규리그 20경기에 나서 3골 4도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골을 더해 팀의 잔류를 이끌었다. K리그1 수원FC를 떠난 첫 유럽 무대에서 남긴 기록은 팬들과 현지 언론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라스호퍼 관계자는 “잔류 성공에는 이영준의 투지와 희생이 컸다”며 선수단을 격려했다. 현지 팬들 역시 SNS에 “이영준의 골이 시즌을 살렸다”는 응원과 감사를 쏟아냈다. 이영준은 2028년까지 계약이 이어지며, 다음 시즌에도 유럽 1부 리그에서의 도전을 계속할 전망이다.
그라스호퍼는 이번 승강 플레이오프 잔류로 2024-2025 시즌에도 스위스 슈퍼리그의 치열한 경쟁 속으로 돌아간다. 이영준의 부상 회복 소식과 더불어 새로운 시즌에서 보여줄 활약에 다시 한 번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무더운 밤, 수많은 관중의 응원과 끝없는 땀방울이 뒤섞인 그라스호퍼의 잔류 드라마는 긴 여운을 남겼다. 그라스호퍼와 이영준의 다음 발걸음, 그리고 유럽 축구 무대에서 다시 쓰여질 이야기는 스위스 현지 팬들에게 오랜 기억으로 남겨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