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의료기기 생산허브 도약”…지멘스헬시니어스, 711억원 투자 발표
지멘스헬시니어스가 한국에서 초음파 의료기기 생산설비 확대에 나서며, 국내 의료산업의 경쟁 구도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독일 본사의 지멘스헬시니어스는 지난 29일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 투자 파트너십’ 행사에서 향후 5년간 포항 생산시설에 5000만 달러(약 711억원) 규모의 외국인직접투자(FDI)와 400명 이상의 신규 채용 계획을 공식화했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첨단 의료기기 글로벌 공급망의 새로운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증설은 포항에 위치한 초음파 의료기기 생산공장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지멘스헬시니어스는 2008년 포항 첫 공장 설립 이후 영상진단·체외진단·혈관조영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술 내재화와 생산 자동화를 강화해왔다. 특히 포항 제조시설은 연간 40만개 이상의 심장 초음파기기 핵심 부품인 카테터, 약 2만개 트랜스듀서(음향신호 변환 장치)를 생산하며, 글로벌 병원 및 진단센터에 공급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았다.

지멘스헬시니어스의 초음파 의료기기는 고해상도 이미지 구현, 실시간 자동 진단분석 등 첨단 디지털 영상처리(AI기반)에 특화돼 있는 점이 강점이다. 기존 자동화 라인에 AI 영상 인식·제어 시스템을 적용해 정밀도와 생산 효율을 크게 높였으며, 향후 추가 증설 설비에도 이같은 기술력이 적용될 전망이다.
포항 지역 성장기반과 결합된 대규모 투자로, 지역 경제 활성화·우수인재 채용·협력 생태계 확산 등 다양한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생산량 증대와 신규 설비 투자로 인한 국내 공급망 안정화는 물론 글로벌 수출 기지로서의 위상도 강화될 수 있다.
국내외적으로 의료기기 생산시설의 글로벌 분산과 각국의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지멘스헬시니어스의 결정은 한국이 첨단 제조인프라와 기술 융합을 통해 세계 시장 교두보로 부상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미국, 일본, 유럽의 주요 의료기기 기업도 핵심 부품 생산을 아시아 지역에 확장 중이나, 단일 지역에 이처럼 첨단 역량과 대규모 인프라를 집중하는 사례는 드물다.
특히 올해 8월 체결된 경상북도·포항시와의 의료기기 설비증설 투자 양해각서(MOU), 15일 착공식 등은 정부-지자체-글로벌기업 3자 협업의 대표적 구도로 꼽힌다. 산업계는 이번 확대 투자가 의료기기 산업 발전과 함께 지역 균형 성장, 혁신인재 양성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지멘스헬시니어스는 향후 포항 생산시설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초음파 의료기기 생산 허브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전문가들도 “첨단 제조기술과 글로벌 의료산업 수요, 지역 인프라가 결합되며 산업구조 혁신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대규모 투자가 국내 의료기기 분야의 지속 성장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실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