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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비만 치료제 격돌”…마운자로, 위고비 넘본다
IT/바이오

“차세대 비만 치료제 격돌”…마운자로, 위고비 넘본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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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비만 치료 신약이 국내 출시를 예고하며 시장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GIP·GLP-1 이중효능제 기반의 한국릴리 ‘마운자로’가 6월 중순으로 예정된 국내 출시를 통해, 이미 시장을 장악한 ‘위고비’와의 대결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글로벌 제약업계는 이번 신약 출시를 ‘고효능 비만 치료제’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한국릴리는 주당 1회 투여 열를 지닌 마운자로 프리필드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2.5, 5㎎/0.5㎖를 내달 출시할 계획이다. 마운자로는 인슐린 분비 촉진(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티드, GIP), 인슐린 민감도 개선, 글루카곤 농도 감소에 더해, 위 배출 속도 저하로 음식 섭취 감소와 체중 감량 효과를 유도하도록 설계된 주사제다. 주사기 내 약물 액이 충진된 일회용 펜 형태로 환자 편의성을 높였다.

핵심 원리는 GIP·GLP-1 수용체 이중 자극이다. 기존 GLP-1 단독 계열과 달리 마운자로는 두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해, 인슐린 분비·민감성 개선 등 다중 경로로 혈당 및 체중을 조절한다. 실제 72주간 투여 임상에서 환자의 체중이 최대 22.5% 감소, 위약 대비 유의미한 감량 효과가 입증됐다. 한편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는 동일 기간 동안 14.9% 수준의 감량 효과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두 블록버스터 약물의 직접 비교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751명 대상 임상에서 마운자로 투여군의 72주차 평균 체중 감소율은 20.2%로, 위고비 투여군(13.7%) 대비 더 크게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시장 점유율 변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미국 시장에선 올해 3월 기준 일라이릴리(마운자로, 53.3%)가 노보노디스크(위고비, 46.1%)를 추월했다. 국내에선 위고비가 올해 1분기 73% 점유율로 선점 중이나, 앞으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신약 대비 가장 큰 산업적 파장은 단순한 감량 효과보다 복합기전·투여간격·경쟁력 있는 제형에서 비롯된다. 마운자로는 프리필드펜 외에도 퀵펜·바이알 등 다양한 용량·제형을 추가 허가 추진 중이다. 아직 국내에선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환자 부담이 크다는 문제가 남아 있지만, 한국릴리는 위고비와 비슷하거나 낮은 가격대로 공급을 예고했다. 위고비 기준 월 40~50만원 선인 약가 구조도 경쟁의 변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차세대 계열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마운자로가 정식 출시되면 임상 효과와 가격, 제형, 유통망경쟁 등 복합적 요소가 시장구조에 직접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규제·정책 측면에서는 건강보험 등재 여부, 신규 제형 허가 속도가 실질적 접근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아울러 국내 제약사 한미약품도 내년 하반기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를 예고하는 등 후발 경쟁도 거세지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비만 치료제 시장이 신약 경쟁으로 재편되는 분기점”이라며 “고효능 약품 전환에 따라 환자 접근성, 제도 지원, 가격 결정이 시장 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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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위고비#한국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