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3분기 누적 이익 16조 원 돌파”…금리 하락에도 사상 최대 실적
올해 들어 기준금리 하락 국면에도 4대 금융그룹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6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이자이익 증가와 증시 활황에 따른 수수료 수입 확대로, 금융사 실적 개선 기조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주요 그룹별 주주 환원 확대 등 정책 변화도 예고돼 업계 관심이 쏠린다.
30일 KB금융지주 공시에 따르면, KB금융의 3분기(7~9월) 당기순이익은 1조6,86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1조6,197억 원) 대비 4.1% 늘었지만, 직전 분기(1조7,384억 원)보다는 3.0% 감소한 수치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5조1,217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3,941억 원)보다 16.6% 증가했다.

여신 성장과 저원가성 예금 확대로 금리 하락기에도 이자이익이 눈에 띄게 늘었다. 3분기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1.96%로 전분기와 같았고, KB국민은행은 1.74%로 0.01%p 소폭 오르며 안정세를 보였다. 3분기 그룹 순이자이익은 3조3,362억 원으로 1년 전(3조1,876억 원)보다 4.7% 늘었다.
반면 금리·환율 등 외부 변수 여파로 비이자이익은 23.4% 감소한 1조157억 원을 기록했다. KB금융지주 측은 “환율 상승에 따른 유가증권·파생상품·외화 환산 평가이익 축소 영향이 컸지만, 누적 비이자이익은 주식시장 거래대금·방카슈랑스 수수료 증가 등으로 감소 폭이 1.1%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자본 건전성도 9월 말 기준 CET1 비율 13.83%, BIS 비율 16.28%로 안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신한·하나·우리금융은 모두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신한금융은 4조4,609억 원(전년 동기 대비 10.3%↑), 하나금융은 3조4,334억 원(6.5%↑), 우리금융은 2조7,964억 원(5.1%↑)의 누적 순이익을 각각 기록해, 4대 금융그룹 누적 순이익은 16조 원을 넘어섰다.
이들 금융그룹은 실적 발표에서 주주 환원과 생산적 금융 확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KB금융은 주당 930원(총 3,357억 원) 현금배당을 결정, 지난해보다 135원 올렸다. 하나금융도 1,500억 원 자사주 매입·소각과 주당 920원 배당을 결의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2030년까지 84조 원 생산적 금융과 16조 원 포용금융 등 100조 원 성장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 역시 미래 동반성장 프로젝트를 통한 생산적 금융 전환에 나설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융지주 실적 호조 배경으로 금리 인하에도 이자이익 증가, 증시 호조에 따른 수수료 수입 확대, 자본 건전성 확보 등을 꼽는다.
하반기에는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각 그룹은 신성장·생산적 금융 강화 전략에 역량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금융권의 성장 동력 변화와 주주 친화 정책이 금융산업 재편에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