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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5관왕 완성”…명인전 결승 2국 격돌→박정환 제압의 서사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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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K바둑스튜디오의 바둑판 위, 한 수 한 수에 담긴 긴장과 집념이 팬들의 숨소리마저 멈추게 했다. 신진서는 백을 잡고 200수 만에 박정환을 불계로 꺾으며 명인전 우승에 이름을 올렸다. 결승 2국에서 마주한 두 기사의 집념과 집중력은 현장에 들뜬 전율을 남겼다.

 

이날 승리는 제48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결승 3번기 중 두 번째 대국에서 결정됐다. 초반부터 균형을 이루던 형세는 중반 이후 신진서의 노련미가 빛을 발하며 서서히 기울어졌다. 상대인 박정환도 끝까지 침착하게 형세 반전을 노렸으나, 신진서는 빼어난 끝내기로 흔들림 없는 마무리를 선보였다. 결과적으로 신진서는 종합 전적 2-0으로 완승을 거두며 정상의 자리를 되찾았다.

“백 불계승 완성”…신진서, 박정환 제압하며 명인전 우승 5관왕 / 연합뉴스
“백 불계승 완성”…신진서, 박정환 제압하며 명인전 우승 5관왕 / 연합뉴스

이번 우승으로 신진서는 통산 세 번째 명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두 기사의 라이벌 구도에서도 신진서는 타이틀전 11승 4패, 통산 상대 전적 51승 24패로 확실한 우위를 증명해냈다. 무엇보다 올해만 다섯 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르며 바둑계의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2월 난양배 월드바둑마스터스, 2025 하나은행 바둑 SUPER MATCH 등을 비롯해 쌓아올린 성취가 또 하나의 기록으로 남았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7천만원, 준우승 박정환은 2천500만원을 받았다. 명인전은 각자 1시간, 추가 30초가 주어지는 피셔 방식을 적용해 치러졌다.

 

경기 후 신진서는 "강자들을 꺾고 명인에 올라 진심으로 뿌듯하다"며 "올해 치른 많은 대국들 덕분에 한층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남은 기간 더 노력해 세계대회 우승까지 노려보겠다"며 팬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시리도록 차분했던 결승판 위, 선수들의 눈빛과 손끝이 길게 여운을 남겼다. 명인전의 여정은 막을 내렸지만 신진서가 새로이 써내려 갈 기록은 이제 시작이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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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박정환#명인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