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102.2% 폭증”…국내 코인시장, 단기과열 속 하락세→투자심리 변화 촉각
5월 31일 새벽, 국내 암호화폐 시장은 이례적인 거래대금 급증과 동반된 주요 코인 시세의 하락이라는 상반된 풍경을 연출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7시 기준, 국내 주요 거래소의 24시간 누적 거래액은 8조 1,502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일 대비 102.2% 늘어난 수치다. 단숨에 4조 원이 넘는 자금이 움직인 셈이지만, 그 이면에는 투자자 심리와 변동성이 묘한 균형을 이룬 시장의 긴장이 배어 있다.
거래량 급증의 중심에는 업비트가 있었다. 업비트의 하루 거래액은 6조 3,234억원으로 전체의 77.6%를 차지했다. 빗썸은 1조 6,733억원, 코인원과 코빗은 각각 1,135억원과 400억원을 기록했다. 대형 거래소 중심의 유동성 집중화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https://cdn.presscon.ai/prod/129/images/resize/800/20250531/1748644088475_925806661.webp)
두나무의 UBCI 인덱스에서 측정한 시장의 ‘공포·탐욕 지수’는 지금 52로 나타났으며, 매수와 매도세가 엇갈리는 중립의 문턱 위에 서 있다. 하지만 이 표면적 평온 너머로는 공포와 과열, 두 극단이 교차한다. 넴·아르고·베라체인 등은 심리적 공포가 짙게 깔렸고, 반면 마스크네트워크·아이콘 등은 짧은 시간 내 과열에 닿았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암호화폐 시장의 무게 중심은 여전히 비트코인, 이더리움 이 두 축에 쏠려 있다. 비트코인은 2,876조 원, 이더리움이 429조 원의 시총을 점하며 1, 2위에 자리했다. 그 아래에는 테더, 리플 XRP, 도지코인 등 주요 코인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거래 통화로 들여다보면, 암호화폐의 흐름은 여전히 미국 달러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거래의 84.47%가 미 달러를 통해 이뤄졌고, 원화 비중은 4.93%에 머물렀다. 국내 거래소에서 유동성이 묘하게 역동적이면서도 글로벌 시스템 속에 놓여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가격 면에서는 오히려 엇갈린 흐름이 이어졌다.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1억 4,722만 원으로 전일보다 소폭(0.10%) 하락했고, 50일 기준 최고점(5월 22일 1억 5,486만 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더리움도 361만 5,000원으로 단기 조정 양상을 보였다. 도지코인(279.8원·6.89% 하락), 리플 XRP(3,072원·2.04% 하락), 파이코인(931.6원·5.27% 하락) 등 주요 코인이 줄줄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 흐름은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과 단기 조정 욕구, 그리고 심리적 저항선에서의 관망 심리가 교차한 여운처럼 이어졌다.
거래량 상위 종목들 중에서는 포켓네트워크가 업비트에서 거래액 1조 2,835억 원, 하루만에 637%가 넘는 가격 급등을 기록하며 단기 급등락의 전형을 보였다. 라이브피어, 월렛커넥트 등도 변동성이 매우 컸다. 반면 상승률 상위권에는 월렛커넥트, 스테이터스네트워크토큰, 마스크네트워크 등이 이름을 올렸지만, 이들 역시 거래량이 박한 만큼 예기치 못한 급등락에 휘둘릴 여지가 높다.
이처럼 거래량은 빠르게 늘었으나, 시세는 하락으로 반전됐다. 투자심리 측면에서는 시장이 어느 한 편으로 쏠리지 않고, 지금 단기 조정 후 다음 움직임을 준비하는 듯하다. 단기 수익 실현의 바람과 저가 매수 심리가 촘촘히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은 개별 코인별 변동성과 심리지표를 예민하게 관찰하고 있다.
이제 시장은 또 다른 변곡점의 문턱에 서 있다. 투자자에게는 거래대금의 급상승처럼 역동적이지만 불확실한 파동 앞에서, 분할 매수와 관망의 리듬, 그리고 저점 대비 상승률의 세밀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다.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주요 종목들의 가격 지지선과 글로벌 통화 흐름, 심리지표의 작은 진동 하나하나가 내일의 기회를 예고한다. 다음 주 시장 지표와 추가 정책 움직임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스며들 듯 일깨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