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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의전차량 기술격전”…더 비스트·훙치N701, 미중 외교 상징성→차별화 부각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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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각각 참석함에 따라 양국 정상의 공식 이동수단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한 두 정상은 이후 경주로 향하는 동안 각국을 대표하는 첨단 방호차량을 선택하며 외교적 위상과 기술적 우위를 동시에 과시했다. 이들은 각각 미국의 ‘더 비스트’ 전용 리무진과 중국의 ‘훙치N701’로 이동하며 이동 경로와 방식에서도 뚜렷한 차별성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동 경로에서는 ‘마린원’ 헬기를 통한 공중 이동과 대형 캐딜락 형태의 방탄 리무진 ‘더 비스트’가 전면에 등장했다. ‘달리는 백악관’이라 불릴 만큼 최고 수준의 보안이 집약된 더 비스트는 두께 20cm 이상의 방탄 문, 완전 밀폐된 산소공급 시스템, 하부 폭발물 방호 철판, 파손 타이어에서도 주행 가능한 설계, 야간투시와 생화학 공격 대비 등 국가안보 기술의 집적체로 꼽힌다. 차체 구조와 방어 시스템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국가기밀로 분류된다.

정상 의전차량 기술격전…더 비스트·훙치N701, 미중 외교 상징성→차별화 부각
정상 의전차량 기술격전…더 비스트·훙치N701, 미중 외교 상징성→차별화 부각

한편 시진핑 주석은 중국제일자동차그룹이 연간 5대 내외로 생산하는 ‘훙치N701’을 공식 의전 차량으로 활용했다. 2022년 첫 선을 보인 이 차량은 ‘중국판 롤스로이스’라는 별호와 함께, 공식적으로 확인된 방탄·방포 시스템 외에도 화학 공격 저항 장치 등 최고사양 방호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시진핑 주석은 2018년 이후 주로 자국 조립 리무진을 외교 현장에서 사용하며, 자주 ‘리무진 외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의전 차량은 국제 공식석상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캐딜락과 비교되며 주목을 받았고, 기술적 완성도와 상징성에서 중국 공업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방한한 두 정상의 이동수단은 각각 군사·민간기술의 첨단 융합물이자, 국가제조업이 상징적으로 투영된 작품이다. 외교 무대에서의 차량 선택은 국제 사회에 자국의 기술력과 산업적 역량을 드러내는 또 다른 방편임이 명백하다. 전문가들은 “정상 의전차량의 진화는 곧 양국 기술정책과 제조업 혁신의 압축판”이라며 “생산의 희소성과 보안 기술이 국가 외교력의 한 조각으로 자리잡았다”고 진단했다. 향후 미중 양국의 기술력 경쟁과 상징적 의전의 변화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흐름에 중요한 시사점을 안겨줄 것으로 분석된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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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더비스트#훙치n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