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첫 영부인 수사기관 출석”…김건희, 도이치 주가조작 등 특검 대면조사
정치권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김건희 여사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6일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가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사무실에서 특검팀의 대면 조사에 출석했다. 전·현직 영부인이 수사기관 조사를 위해 직접 출석한 것은 헌정 이래 처음이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 11분께 도착해 22분경 조사실로 이동했으며, 특검은 예정된 절차를 곧바로 시작했다.
이날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시작으로 명태균 공천개입, 건진법사 청탁의혹 등을 차례로 신문하는 계획을 세웠다. 김 여사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전주’로 돈을 대고, 시세조종에 계좌를 동원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법원 판결문에는 김 여사 계좌 3개와 모친 최은순씨 계좌 1개가 주가조작에 이용된 사실이 명확히 적시돼 있다. 주가조작 혐의로 이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9명이 유죄를 확정받은 사례다.

특검팀은 이날 ‘국민의힘 공천개입’, ‘건진법사 전성배씨 청탁’ 관련 의혹도 집중했다. 김 여사는 2022년 재·보궐선거와 2023년 총선에서 공천 과정에 부적절하게 관여했다는 의혹, 통일교 교단 현안에 청탁받았다는 점 등에 대해 조사를 받는 중이다. 또한 2022년 6월 스페인 나토(NATO) 회의 수행 당시 고가 목걸이를 재산신고에서 누락한 의혹, 윤 전 대통령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 연관성 등도 출석요구서에 포함됐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첫 영부인 공식 조사를 두고 파장이 거세게 확산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무리한 수사라며 강도 높은 반발을 이어가고 있고, 야권은 사법 정의 실현 차원에서 신속한 엄정수사를 촉구했다. 시민단체들 역시 영부인 수사와 관련한 여론을 촉각 곤두세우며 지켜보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등 아직 남은 의혹에 대한 추가 소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향후 김건희 여사와 특검의 대치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회와 정치권도 이 사안을 놓고 격한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