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관세 15% 최혜국 대우”…한미 협상 타결에 업계 안도

의약품에 대한 한미 양국의 관세 협상 타결로 제약바이오 산업의 불확실성이 한층 완화되고 있다. 업계는 당초 트럼프 행정부 재출범 가능성 아래 100~200%에 달하는 고율 관세 부과 논란으로 수출 부담이 커졌으나, 이번에 15%의 최혜국 대우 관세율이 적용되고 제네릭 의약품에는 무관세 조건이 유지되면서 우려가 크게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이번 결과는 미국 시장 내 의약품 수출의 경영 전략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결정적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29일 경주에서 정부가 발표한 이번 관세 협상에 따라, 의약품과 목재품은 미국에서 최혜국 대우(Most Favoured Nation) 15% 관세를 적용받고, 제네릭 의약품과 미국 내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는 무관세가 유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수입 의약품에 대한 100% 이상의 고율 관세 가능성을 언급해온 탓에,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는 수출 시 리스크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컸다. 관세 부담을 소폭으로 제한하고 주요 품목의 관세를 기존보다 유럽·일본 수준에서 맞추면서, 수출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는 위험은 피한 셈이다.

이번 합의의 특징은 제네릭 의약품 등 미국 내 생산 인프라가 없는 분야에서 무관세 유지를 명확히 한 점이다. 이는 국내 주요 제약사가 현지 공장이 없거나, 수출 비중이 높은 제네릭 의약품에서 세계 주요국과 대등한 조건으로 미국 시장에 접근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바이오 및 제약업계는 북미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한다. 예컨대 휴온스는 “제네릭에 무관세가 적용돼 관세 이슈가 사라졌다”며 “리도카인 등 주력 제품군 확대와 수출 드라이브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바이오시밀러 등 고부가가치 바이오의약품이 무관세 적용 대상에 명확히 포함되는지 여부가 남아있다. 업계는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해서도 무관세 혜택이 이어지길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미국 현지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 인수를 통해 관세 헤지 전략을 선제적으로 추진해왔다. SK바이오팜 역시 “구체적 세부 내용 발표 후에야 생산 및 수출 전략을 조정할 수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 제약 수출의 핵심 시장인 미국은 정부 정책 변화나 보호무역 강화에 따라 관세가 경쟁력에 직격탄을 줄 수 있다. 이번 타결로, 한미 양국은 유럽·일본 등 선진국과 유사한 관세 조건을 마련하며 보호무역주의 리스크를 일정 부분 해소했다. 이는 전 세계적인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관리와도 연계되는 이슈로, 국내 기업들이 향후 현지 생산 확대와 기술 수출 전략을 탄력적으로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업계는 바이오 의약품 세부품목별 관세 발표와 시행 실무절차를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관세제도가 실제 현장에 안착하는 과정을 면밀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시장 내 관세 부담 완화가 국내 R&D 투자와 글로벌 진출 확대의 추가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타결의 실효성이 실제 시장에 구현될지, 향후 미국 보호무역 정책 변화에 따라 어떤 추가조치가 필요할지 세심한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