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5 vs 그록4”…한국, 독자 AI 기술로 글로벌 빅테크 격차 좁힌다
대규모언어모델(LLM) 경쟁이 첨예해진 가운데, 미국 오픈AI의 차세대 모델 GPT-5 출시가 임박하면서 글로벌 AI 기술 주도권 다툼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최근 일론 머스크의 xAI가 “세계 최고 지능”을 달성했다고 자평한 ‘그록4’를 선보인 데 이어, 각국이 고성능 AI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양상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AI 기업도 독자적 기술 역량을 무기로 글로벌 빅테크와의 격차를 빠른 속도로 줄이며 본격적인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는 GPT-5의 8월 공개와 맞물려, 한국발 AI의 실질적 시장 영향력 확대 여부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미국 언론 액시오스는 오픈AI가 내부 보안 테스트를 거쳐 8월 중 GPT-5를 공식 공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삼성 올트먼 오픈AI CEO 역시 “미래형 신기술이 대거 반영된 실험적 모델”이라고 밝히며 기대에 불을 지폈다. GPT-5는 옵션AI o3 모델의 추론(Reasoning) 역량과, 한층 강화된 코딩 기능을 결합한 차기작으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일론 머스크의 xAI가 출시한 ‘그록4’는 “SAT 및 GRE 등 미국 표준학력 평가 전 분야에서 완벽에 가까운 결과”를 주장하며,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머스크는 “그록4가 모든 추론 벤치마크에서 박사 수준을 뛰어넘었다”고 강조했다.

한국 AI 스타트업의 독자 LLM ‘솔라 프로2’가 글로벌 평가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점도 특징적이다. 업스테이지의 솔라 프로2는 AI 성능 분석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지능 지표’ 평가에서 58점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경량형(310억 파라미터)에 해당하는 솔라 프로2가 GPT-4.1, 라마4 매버릭 등 대형 모델을 제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작지만 강한’ 한국 AI의 효율성을 입증한 셈이다. 특히 사용 대비 비용효율 측면에서 그록4 등 글로벌 거대모델을 앞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머스크와 업스테이지 김성훈 대표가 X(옛 트위터)상에서 정면 대결 의지를 밝히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기존 빅테크 위주 AI 경쟁 구도 속에서 LG AI연구원, SK텔레콤,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LLM·멀티모달 AI 개발 소식도 두드러진다. LG AI연구원은 하이브리드 AI ‘엑사원 4.0’ 및 진단 특화 ‘엑사원 패스 2.0’ 등 자체 혁신 모델을 연달아 공개했다. SK텔레콤은 340억 파라미터 기반 LLM ‘A.X 3.1’을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 방식으로 자체 개발해 오픈소스 공개했고, 네이버클라우드는 ‘HyperCLOVA X SEED 14B Think’로 상업적 무료 사용성을 앞세웠다. 카카오는 경량 멀티모달 ‘Kanana-1.5-v-3b’ 및 국내 최초 MoE(전문가 혼합) 모델을 오픈소스화하며, 실제 사용·개발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오픈AI, 구글, 메타, xAI 등 미국계 플랫폼이 기존 LLM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경량화, 비용 절감, 한국어·다국어 성능 등에서 차별적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다. 정부 역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을 통해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등 10여 개 핵심 기업의 경쟁을 촉진하고, 연내 글로벌 수준의 모델 출시에 정책적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이 사업은 향후 6개월 이내 글로벌 신모델의 95% 이상의 성능 달성을 목표로 설정, LLM·멀티모달·액션모델 개발 등을 병행한다.
한편 AI 거대모델 경쟁이 과열되면서, 학습 데이터 보호·알고리즘 편향·기술 신뢰성 등 윤리적 쟁점과 규제 환경 또한 업계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공공·산업용 데이터 개방 및 산학연 공동 실증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포괄적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AI가 비용 효율성, 언어·서비스 다양성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국가 차원의 기술·제도 인프라 구비가 글로벌 시장 진입 장벽을 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 경쟁이 실제 시장 확산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