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물든 경기장”…손흥민, 토트넘 10년 끝 고별전→6만 팬 장내 기립박수
한여름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헤어짐의 감정이 가득했다. 6만여 명의 팬들이 붉은 뺨을 적시며 경기 시작부터 숨죽여 지켜본 주인공, 손흥민은 마지막 고별 무대를 자신의 품격으로 채워냈다. 경기장을 감싼 환호와 박수, 동료들의 포옹을 뒤로하고 그가 그라운드를 떠날 때, 기나긴 10년 토트넘 시절의 기억이 순간순간 떠올라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날 경기는 쿠팡플레이 시리즈로 치러진 친선 경기였다.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정면으로 맞붙었고, 팀 주장 손흥민은 선발로 나서 20분을 남기고 벤치로 물러났다. 경기 초반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로 뜨거워진 분위기 속, 손흥민은 특유의 과감함으로 좌측을 파고들며 마지막 존재감을 발휘했다.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전반 내내 패스와 움직임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28분 역습에서 득점을 노렸지만, 상대 수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전반 36분엔 오른발 슈팅이 상대 몸에 막히면서 아쉬움을 삼켰으나, 경기장은 손흥민의 이름을 연이어 연호했다.

후반 20분이 되자, 모하메드 쿠두스와 교체된 손흥민은 쏟아지는 박수를 받으며 천천히 걸어나왔다. 양팀 선수들은 앞에 도열해 즉흥적인 레드카펫을 만들었고, 그는 동료들과 일일이 포옹을 나눴다. 마지막까지 선후배를 배려하는 모습에서 관중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벤치에 앉은 손흥민은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박서준이 시축에 나섰고,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과 후배 이강인이 끝까지 함께하며 더욱 특별한 순간을 만들었다.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남긴 기록은 454경기 127골 101도움. 프리미어리그 2021-2022시즌 득점왕, 유로파리그 우승 등으로 구단 전설 반열에 올랐다. 이는 토트넘 역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기록으로, 여러 세대의 팬들 마음속에 견고히 새겨졌다. 손흥민은 고별전에 앞서 미국 LAFC 이적이 유력하다고 밝혔고, 직접적인 프리미어리그 또는 타 European 무대 행보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후반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릴 때까지 손흥민을 향한 환호는 식지 않았다. 관중석에서는 진심 어린 응원과 작별의 박수가 쏟아졌고, 팬들은 일제히 그의 유니폼을 흔들며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다. 경기장의 촘촘한 역사에 또 하나의 추억이 더해진 셈이다.
특별한 한 여름밤, 눈물 섞인 이별의 온도는 오래도록 남았다. 손흥민은 새로운 구단에서 다시 한 번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토트넘의 다음 일정과 손흥민의 첫 공식 이적 무대는 추후 팬들 곁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