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트 역전극 완성”…알카라스, 줌후르 제압→프랑스오픈 16강 진출
잠들지 않는 파리의 밤, 마지막 라운드에 접어든 카를로스 알카라스의 표정에는 순간순간의 갈등과 긴장감이 교차했다. 게임 스코어 1-3, 한순간의 방심이 탈락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4세트였다. 그러나 알카라스는 연속 4게임을 따내며 극적으로 경기를 마무리했고, 프랑스오픈 디펜딩 챔피언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 모인 관중들은 제123회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3회전에서 또 하나의 극적인 순간을 목격했다. 세계 랭킹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는 다미르 줌후르(69위·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세트스코어 3-1(6-1 6-3 4-6 6-4)로 꺾으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경기 초반 알카라스는 날카로운 포핸드와 넓은 코트 커버리지로 분위기를 이끌었으나, 3세트에 들어서면서 체력 부담과 집중력 저하가 드러났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줌후르는 반격에 성공, 3세트를 따내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네 번째 세트 초반, 알카라스가 1-3으로 밀리던 순간이 이날 최대 고비였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마다 과감한 네트 플레이와 위닝 샷이 이어졌고, 알카라스는 흔들림 없이 4게임을 연속으로 가져가며 힘겹게 경기를 마감했다.
이날 경기는 자정을 훌쩍 넘겨 3시간 14분간 진행됐다. 알카라스는 경기 직후 “힘겨운 경기였지만 마지막 집중력이 좋은 결과를 이끌었다. 다음 라운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16강에서는 미국의 벤 셸턴(13위)과 맞붙는다.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알카라스가 2차례 모두 승리한 바 있기 때문에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알카라스가 이번 프랑스오픈 16강전을 통과할 경우, 디펜딩 챔피언다운 입지를 확실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남은 대회 결과에 따라 세계 랭킹에도 변화가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16강전은 프랑스오픈의 주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현지 분위기가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라켓을 쥔 손끝에 남은 땀과, 파리의 새벽 공기에 깃든 환호가 길게 여운을 남겼다. 중요한 여름의 문턱에서 알카라스는 다시 한 번 팬들에게 자신만의 드라마를 선사했다. 프랑스오픈 16강 경기는 현지의 불빛이 꺼지지 않는 롤랑가로스에서, 전 세계 이목 속에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