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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폭우 뒤 감염병 급증”…질병청, 수인성 감염 주의령
IT/바이오

“여름 폭우 뒤 감염병 급증”…질병청, 수인성 감염 주의령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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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반복되는 폭염과 집중호우가 식품 및 수인성 감염병 확산의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질병관리청 집계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355건 중 70% 이상이 기온이 급상승하는 5월부터 9월 사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살모넬라균과 캄필로박터균 감염증 환자가 직전 달의 2배로 늘었고, 장출혈성대장균 감염 역시 같은 기간 120% 가까이 급증하며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업계와 의료계는 이러한 패턴이 여름철 기상 급변과 야외활동 증가, 식생활 습관의 변화가 만들어낸 대표적 유행병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살모넬라균 감염은 상온에 방치된 계란 또는 이를 만진 후 손씻기를 누락한 경우 쉽게 발생한다. 캄필로박터균은 제대로 익히지 않은 육류나 비살균 유제품, 오염수 등을 통해 옮겨진다.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은 오염된 소고기와 생야채, 유제품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급성 설사, 복통, 구토 등 위장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장출혈성대장균은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하고, 소아나 고령자에서는 탈수·신장 합병증 등 심각한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기상 변화에 취약한 여름에는 습도가 오르고 야외 집단활동이 잦아지며, 오염된 식자재 처리와 집단 급식, 침수 피해 지역에서의 공동생활 등 다수의 감염 취약점이 동시에 노출된다. 집단 시설 및 복지기관, 재해복구 현장 등에서는 감염병이 순식간에 확산될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요구된다.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도 기후 위기와 연동해 다양한 식품 및 수인성 감염병 발생 패턴을 면밀하게 감시 중이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정수 설비 강화, 식자재 유통 위생 규제, 집단 급식소 식품위생관리 고도화, 감염병 조기경보 도입 등 예방 중심의 전략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식약처·질병청 등 관계 기관이 비상 점검을 강화하며, 30초 이상 손씻기, 도마·칼 재료별 분리, 음식 충분히 익히기 등 가정용 위생수칙과 침수 후 조리환경에 대한 점검을 반복 강조하고 있다. 지하수나 조리용수도 끓여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기에 따라 식중독·수인성 감염병 진입장벽이 낮아진 만큼, 사전 예방이 중요한 시기가 도래했다”로 평가한다. 산업계는 여름철 감염병 대응 매뉴얼 확립과 동시에, 식품 유통·가공 전반에 IT·바이오 기반의 실시간 모니터링, 디지털 위생 관리기술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산업계와 보건 당국은 여름철 수인성 감염병 위험이 실제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기술 발전과 생활 습관 개선, 관련 법제도 정비가 새로운 감염병 예방 생태계의 핵심 지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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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수인성감염병#폭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