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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 좋은 날, 균열 위 빛나는 서사”…이영애·김영광, 냉혹한 동행→폭발 직전의 흔들림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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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고요하게 비추던 평범한 집 안은 이영애가 만들어낸 예기치 못한 균열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은수 좋은 날’ 첫 회는 밝은 일상의 틈으로 서늘한 긴장감이 가로지르며, 시청자의 숨을 뺏는 몰입도 높은 전개로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등장인물의 불안한 시선과 타이트한 연출, 그리고 멜로디마저 스릴러의 색채를 입은 장면들이 차례로 이어지며, 한 가정을 둘러싼 운명의 소용돌이가 예고됐다.

 

이영애는 가족의 평온을 지키려던 주부 은수의 감정 곡선을 냉철하게 그려냈다. 작지만 치명적인 비밀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 순간, 김영광이 연기하는 미스터리한 미술강사 이경이 한줄기 어둠처럼 은수 곁을 맴돌았다. 동업이라는 명목 아래 가까워지는 두 사람 사이엔 초조함과 불확실성, 그리고 예기치 못한 긴장이 스며들었다. 작은 틈이 금세 절벽이 될 수도 있다는 묵직한 불안은, 시청자에게 감정의 진폭을 선사했다.

KBS 2TV 토일 미니시리즈 ‘은수 좋은 날’
KBS 2TV 토일 미니시리즈 ‘은수 좋은 날’

박용우는 광남경찰서 마약수사팀 장태구 팀장으로 등장해 극의 중심을 단단히 지탔다. 세심하게 직조된 경찰조직 내 팀워크와 카리스마, 그리고 팬텀 조직을 쫓는 숨 가쁜 추격은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박용우가 뿜어내는 날카로운 눈빛과 인간적인 딜레마는 각 등장인물의 서사를 더욱 선명하게 부각했다. 특히 ‘팬텀’의 흔적을 좇으며 그려지는 질주와 액션은 웰메이드 범죄 스릴러 특유의 몰입감을 완성했다.

 

‘은수 좋은 날’은 배우진의 명연기와 치밀한 대본, 연출의 삼박자가 힘 있게 어우러진다. 감각적인 영상미는 극의 서늘한 분위기를 견고하게 받쳐주었고, 현실에 닿아 있는 리얼리티와 곳곳에 가미된 음악, 액션의 효과적인 배치는 드라마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이영애, 김영광, 박용우 세 배우의 얽히고설킨 갈등 구도는 어떠한 순간에도 눈을 뗄 수 없는 집중력을 유발했다.

 

이야기의 소용돌이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은수 좋은 날’은, 예상 불가능한 행보와 함께 깊은 서스펜스를 전한다. 속을 알 수 없는 인물들 사이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긴장감이 그림처럼 드리워졌고, 앞으로 맞이할 폭발의 순간이 궁금증을 부르고 있다. 오는 27일 토요일 밤 9시 20분에는 3회가 방송되며, 한층 더 심화된 갈등과 예측불허 전개로 안방극장을 찾아올 예정이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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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은수좋은날#김영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