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잃지 말고 길 열어달라”…문재인, 사면 후 조국에 동행·책임론 당부
정치적 충돌의 이면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맞붙었다. 사면 9일 만에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조 원장은 동료들과 함께 부산·양산 행보를 이어갔다. 양측의 만남 이후 검찰 책임론과 정치적 행보를 둘러싼 여야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4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 최강욱 전 의원,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이 만나 약 40분간 환담했다. 문 전 대통령의 사면 건의로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이 된 뒤 조 원장이 처음 문 전 대통령을 찾은 자리였다. 윤재관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어려운 시절 동료애에 감사하며,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초심을 잃지 말고 길을 굳건히 열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3년은 너무 길다'라는 구호처럼 조국혁신당 창당 결기를 계속 이어가 민주주의를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국 원장은 “말씀을 깊게 새기겠다”고 답했다. 조 원장, 최 전 의원, 백 전 비서관은 모두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있고, 이번 특별사면에도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수감 중 생일을 맞은 조 원장과 백 전 비서관을 위해 케이크를 들고 축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사안마다 입장이 갈리는 가운데, 이날 만남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이나 내년 지방선거 관련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원장은 “상사의 상사, 어르신께 인사드린 것”이라며, 이번 만남에 과도한 정치적 해석을 삼가 달라고 밝혔다.
이어 문 전 대통령과 조 원장 일행은 영화 ‘다시 만날 조국’을 함께 관람했다. 이 작품은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권 오남용 문제를 주요 소재로 한다. 영화 관람 후 문 전 대통령은 정경심 전 교수와 관련해 “많은 사람들이 고초를 겪었고, 정경심 전 교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정치 검찰의 무도한 행태와 감사원의 정치화에 분명한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조 원장은 부산민주공원에서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정부가 중도보수 정당으로 자리매김했고, 진보영역은 비어있어 좌완투수 역할을 하겠다”며 “국민의힘 해체 의지와 청년층 극우화 문제에 대한 우려도 밝혔다. 남성 일부 2030세대의 극우화는 사실이라고 본다. 일자리, 등록금, 취업, 주거 문제를 정치가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별사면 이후 적극적 대외행보에 대해 여권 내 비판이 불거졌으나, 조 원장은 “다 고언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 말씀들 모두를 받아들이며 제 길을 가겠다”며 거듭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양산 예방과 영화 관람, 민심 메시지까지 이어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조국혁신당의 노선이 더욱 명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 진영과의 연대 시나리오, 여권의 비판 기조 등 각종 정국 쟁점이 조 원장 행보와 맞물릴 전망이다. 정치권은 사면 이후 본격적으로 재가동된 조국계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