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널티킥 좌절 뒤 골폭발”…오현규, 헹크 극적 결승골→유로파리그 첫 승 진두지휘
영국 글래스고의 초가을 저녁, 아이브록스 스타디움은 팽팽한 긴장감과 숨막히는 순간들로 가득했다. 힘겹게 맞받아치던 전반, 오현규의 발끝에서 한 차례 기회가 무너지는 듯했지만, 좌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후반 10분, 온몸을 던져 이겨낸 단독 돌파와 왼발 슛의 순간이 헹크에 유로파리그 본선 첫 승의 기쁨을 안겼다.
2025-2026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1차전, 벨기에의 헹크와 스코틀랜드 레인저스가 26일 글래스고 명문 아이브록스에서 맞붙었다. 헹크의 국가대표 공격수 오현규는 시종일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초반 균형을 깨트릴 첫 장면은 전반 종료를 앞둔 페널티킥이었다. 오현규는 침착하게 들어섰으나 레인저스 골키퍼 잭 버틀랜드의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6분에도 파트리크 흐로쇼우스키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이어 슛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그러나 전반 레인저스 미드필더 모하메드 디오망데의 거친 태클로 헹크가 수적 우위를 점하게 된 뒤, 경기의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숫자상 우세에도 헹크는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고, 레인저스는 무너지지 않는 집중력으로 버텼다.
후반 10분, 모든 공이 오현규를 향했다. 야르너 스퇴커르스의 언더스루 패스를 받아낸 오현규는 단독 돌파 끝에 왼발로 침착하게 마무리 지으며 결승골을 터트렸다. 이는 올 시즌 오현규의 공식 3호골이었다. 그는 상의 탈의 세리머니로 커다란 해방감과 환희를 표현했다. 팀은 후반 35분 오현규의 교체와 함께 집중력을 잃지 않고 1-0 리드를 지켜냈다.
헹크는 레인저스의 한 명 퇴장이라는 변수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팀은 2021-2022시즌 이후 4년 만에 유로파리그 본선 무대에서 귀중한 첫 승점 3점을 쌓는 데 성공했다. 이번 승리로 헹크는 본선 경쟁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오현규 역시 빼어난 경기력으로 자신의 진가를 재입증했다. 그가 공식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것은 7월 클뤼프 브뤼허와의 리그 개막전, 8월 레흐 포즈난과의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 이은 시즌 세 번째다. 국가대표팀 멕시코전 득점 이후 소속팀에서 이어진 3경기 무득점 침묵도 깼다.
팬들은 오현규의 결승골에 환호했고, 원정 응원석은 헹크의 색으로 물들었다. 헹크는 다음 라운드에서 더 높은 순위 경쟁을 이어가며, 새로운 유로파리그의 추억을 만들 준비를 마쳤다.
결승골의 여운이 아이브록스 스타디움을 감싼 채, 팀을 위한 한 방의 강렬함이 가을 밤을 밝혀냈다. 유로파리그 본선에서의 헹크 첫 경기는 9월 26일 새벽, 많은 이들에게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