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피로감 현실화”…미국 월가, 기술주 폭락에 불안 심화
현지시각 8일, 미국(USA) 월가에서 인공지능(AI) 열풍에 기대던 기술주 중심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심리의 거센 동요가 감지됐다. 이번 주 나스닥지수는 3% 낙폭을 기록해 4월 이후 최악의 주간 성적을 남겼으며, 팔란티어 등 주요 AI 관련주 역시 두 자릿수 하락세를 연출했다. 전문가들은 “AI 버블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평가하며, 월가의 투자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이번 조정의 배경에는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AI 투자에도 불구하고 시장 신뢰가 오히려 약화된 점이 자리잡고 있다. 인베스팅(Investing)에 따르면, 팔란티어가 11% 하락한 데 이어 오라클(Oracle) 9%, 엔비디아(Nvidia) 7%, 메타(Meta),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도 각각 약 4%씩 떨어졌다. 이는 AI 종목군의 고평가 논란과 함께, 기업의 실질 수익성과 효율성 검증 요구가 본격화됐음을 시사한다.

경제지표 둔화, 소비 위축, 연방정부 셧다운(Shutdown)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기술주 부담은 더욱 커졌다. 크레셋캐피털(Cresset Capital)의 잭 애블린 수석투자책임자는 “AI 종목의 밸류에이션이 이미 과열돼 작은 악재에도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AI 산업 자체에 대한 근본적 회의론이 확산하는 흐름이다.
이번 나스닥지수(-3.0%) 낙폭은 S&P500(-1.6%), 다우존스(-1.2%)보다 두 배 가까이 커, 기술·AI 업종의 구조적 압박이 타 산업보다 훨씬 심화됐음을 드러냈다. 최근 대형 IT 기업들의 인력 감축 소식도 투자 기대 약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뉴욕타임스는 “AI 신화에 머물렀던 투자가 불확실성의 벽에 부딪혔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AI 분야가 글로벌 산업의 핵심 성장축임에는 변화가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인베스팅은 “AI는 미래 산업 대표 분야지만 시장은 이제 실질 수익성 검증 단계로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변동이 AI 투자 전반의 ‘과열 해소’ 과정임을 지적하며, 투자 포인트가 예상 수익이 명확한 소수 기업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미국 월가의 AI 낙관론이 현실에 기반한 리스크 재평가 국면으로 옮겨간 전환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투자심리가 불안정한 만큼 기술혁신의 가치는 실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경계론도 부각된다. 업계에서는 “또 하나의 변동성 장세가 재현될 수 있다”는 신중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향후 글로벌 기술주 시장의 투자 지형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