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중동 미군기지 4곳 선제 타격 경고”…미국, 군사 대응 기로에서 긴장 고조→지역 안보 향방 촉각
황혼이 내려앉은 사막의 지평선마저 숨죽으며, 중동 하늘 아래 새로운 긴장감이 몰아치고 있다. 미국과 이란, 두 나라의 군사적 그림자가 점차 짙어지는 가운데, 바그다드의 모래먼지 가득한 밤은 한층 무거운 숨결로 가라앉았다.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을 대비해 주중동 미군기지의 안전 확보에 비상 상태를 선포하자, 지역의 공기는 한층 더 팽팽하게 굳어가고 있다.
미국이 군사개입에 나설 경우, 이란은 즉각적이며 신속한 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를 강하게 발신했다. 뉴욕타임스(NYT)가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이란의 탄도미사일은 겨우 3~4분 만에 인근 미군기지에 당도할 수 있을 만큼 파괴적 속도를 갖췄다. 이라크, 바레인, 쿠웨이트의 미군기지는 이란의 첫 보복 목록에 오르는 표적인 동시에, 군사적 역학 구도의 분수령이 되고 있다.

이라크에는 약 2500명의 미군과 군사 계약업체 인력이 바그다드와 북부, 서부 사막의 전략 거점을 지키고 있다. 친이란 시아파가 다수를 이루는 이라크에서, 미군 주둔 기지 주변으로 지상 위협 역시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은 불안의 그림자를 한층 짙게 한다. 바레인에서는 미 해군 제5함대가 호르무즈 해협의 바람을 가르며 상업용 선박의 안위를 맡고 있다. 이곳 역시 전략적 타격 지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가운데, 석유 흐름의 생명선인 호르무즈 해협 위로 만약의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쿠웨이트의 5곳 미군기지에는 약 1만3500명의 병력이 주둔하면서, 전 세계 분쟁지로 병력과 장비를 수송하는 역할을 도맡아 왔다.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 아랍에미리트의 알 다프라 기지 또한 중동 안보의 견고한 축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란이 준비한 미사일과 6000개 이상의 기뢰 설치 경고에 미군의 전략적 취약점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이미 바그다드, 마나마 등 이라크와 바레인의 대사관에서 비필수 인력과 가족을 철수시키며 신속 대응 준비에 나섰다. 현지에서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기와 첨단 무인기, 공군력 배치가 이루어졌으나, 실전 상황의 변화 속도는 예측을 허락하지 않는다.
국제사회는 엇갈린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란의 신속 타격 능력은 미국이 중동에서 선택할 수 있는 외교적·군사적 옵션의 폭을 심각하게 좁히며,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대치가 새로운 불씨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다. 미군기지의 안전이 곧 지역 평화의 바로미터이자, 세계 석유 시장과 금융 질서까지 흔들 수 있는 결정적 변수라는 점에서, 중동을 둘러싼 국제정치의 긴장은 한여름 태풍처럼 더욱 커지고 있다.
이란과 미국, 그리고 이스라엘을 둘러싼 이 가파른 군사적 대치 속에서, 한반도와 한국 역시 멀 수 없는 파고를 맞닥뜨릴 수 있다. 중동발 긴장 고조가 전 세계 에너지 및 물류 흐름, 외교수립 맥락에 어떤 여진을 남길 것인지, 각국의 미래 전략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