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땅볼 작렬”…송찬의, 9회말 승부처→LG NC전 9-8 극적승
낯선 영웅의 순간이었다. 불안과 기대가 엇갈리던 9회말, 송찬의가 그라운드를 뛰어내려오며 팀 동료의 환호를 받았다. 잠실을 가득 채운 LG 팬들은 모두 숨을 멈춘 채, 끝내기 땅볼의 결말을 지켜봤다.
LG 트윈스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NC 다이노스를 9-8로 물리쳤다. 치열한 주도권 싸움 끝에 LG는 선두 한화 이글스와의 격차를 0.5경기 차로 바짝 좁히며 추격의 실마리를 잡았다.

초반 흐름은 팽팽했다. LG는 1회말 문보경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며 주도했다. 곧이어 2회에는 신민재가 중전 적시타, 문보경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3-0까지 점수 차를 벌려갔다. 기회를 놓치지 않는 타선의 힘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NC 다이노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3회초 박민우가 1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쏘아올렸고, 김주원이 곧바로 좌전 동점타를 터트렸다. 4회에는 권희동, 박민우가 차례로 적시타를 때려내며 5-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타선의 집중력과 노련함이 빛난 순간이었다.
그러나 LG는 5회말 다시 한번 흐름을 잡았다. 문성주, 구본혁, 최원영이 만든 무사 만루에서 박해민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단숨에 추격에 성공했다. 이어 신민재가 2타점 적시타로 7-6 역전을 이끌었고, 문보경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보태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경기는 8회에도 거센 파고를 맞았다. NC 최정원이 기민한 주루로 3루와 홈을 차례로 밟으며 8-8 균형을 만들었다. 8회 LG의 수비 불안이 겹친 순간, 포수 박동원부터 중견수 박해민, 투수 이지강까지 3연속 송구 실수가 이어지며 동점을 허용했다.
마지막 승부처는 9회말이었다. 1사 1,3루에서 송찬의가 유격수 앞 땅볼을 굴렸다. NC 김주원이 순간적 실수를 범하며 끝내기 실점을 내줬고, 송찬의는 1루에서 살아남았다. 병살도, 이닝 종료도 좌절된 순간에 LG 덕아웃과 관중석에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양 팀은 합계 24안타 17볼넷을 남기며 난타전을 펼쳤다. 치열한 경기 끝에 송찬의는 “팀이 간절한 시점에서 역할을 다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장을 채운 팬들 역시 송찬의의 집념을 뜨겁게 응원하며 SNS와 구장 일대에 감동을 전했다.
LG는 이 승리로 시즌 2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지키며, 동시에 한화를 0.5경기 차로 바짝 뒤쫓는 데 성공했다. 남은 경기에서 한화와의 선두 다툼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여름 밤, 잠실을 뒤흔든 끝내기의 여운은 오래도록 팬들의 기억에 머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