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V 집단감염 비상”…국가차원 영유아 예방접종 확대 요구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영유아 감염병 관리 체계에 심각한 도전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만 2세 미만 영유아의 약 90%가 최소 한 번 이상 감염될 정도로 높은 전염력과, 인플루엔자보다 약 1.3~2.5배 높은 사망 위험 등 RSV의 위협을 경고한다. 미국, 유럽, 호주, 캐나다 등 20여 개국에서는 최근 출시된 영유아용 RSV 예방항체 접종을 모든 영아 대상으로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으나, 국내는 고위험군 일부 영유아만 보험 적용을 받는 실정이다.
RSV(Respiratory Syncytial Virus)는 어린이 폐렴, 세기관지염의 주원인 바이러스로, 유행 시기인 10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집단감염 사례가 급증한다. 최근 개발된 RSV 예방항체는 생후 첫 시즌 예방 효과와 입원 부담 경감으로 주목 받는다. 임상 결과, 전체 영아 대상 접종시 중증 감염 위험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비부머 출산률 저하로 신생아 건강이 국가적 관심이 된 가운데,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를 포함한 전문가 그룹은 “국가필수예방접종(NIP) 편입 등 모든 영유아 대상 무상 접종 지원”을 공식 권고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 도입 예방항체 중 기존 제품은 미숙아, 선천성 심질환 등 고위험군만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건강한 영아는 비용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산후조리원, 신생아실 등 집단생활 공간에서의 RSV 확산을 감안할 때, 집단감염 차단을 위한 전방위 예방 정책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치료 부문에서는 영유아 폐렴의 대표적 원인 중 하나인 RSV 감염이 항생제 오남용 문제까지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RSV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므로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으나, 의료현장에서는 불필요한 처방이 빈번해 국내 항생제 내성률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료진 처방 합리화를 위한 보상체계 신설”을 함께 주문했다.
글로벌 사례를 참조할 때, 유럽과 미국 등 주요국은 영유아 감염병 관리 대상을 빠르게 확대 중이다. 전염성이 높고 치명률이 높아, 국가 주도로 예방 항체 접종과 병원 내 1인 격리실 지원 등 다층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데이터 기반 감염병 추적, 예방 프로그램의 디지털화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간병비·격리실 비용 등 간접부담에 대한 공공재원 사용, 통합 관리체계 구축 등 산업·정부·의료계 협력 확대가 제도화의 관건으로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RSV 등 신종 감염병 대응에서 공공 중심, 과학기술 기반의 국가 전략이 경쟁력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영유아 RSV 예방항체 기술의 국가 필수접종 도입이 실제 질병 부담 절감 효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