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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위 전율의 질주”…황중곤, 버디 쇼→3년 만의 우승 도전 불지핀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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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과 길어진 기다림 끝에 그린 위로 조용한 환호가 퍼졌다. 황중곤이 페럼클럽을 뜨겁게 달구며 3년 만의 우승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6개의 버디가 쏟아질 때마다 환호와 탄성이 교차했고, 단 한 번의 흔들림도 허락하지 않은 플레이에는 깊은 집중이 엿보였다.

 

26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에서 열린 KPGA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는 기상 악화로 약 40분 지연된 뒤 속개됐다. 황중곤은 버디만 6개를 몰아치며 6언더파 66타, 중간 합계 12언더파 132타로 단독 선두를 차지했다. 총상금 12억5천만원이 걸린 대회답게 순위권 다툼은 팽팽했으나, 첫날 공동 선두였던 황중곤은 거침없는 샷 감각을 유지했다.

“버디 6개 맹타”…황중곤, 현대해상 대회 2R 단독 선두 질주 / 연합뉴스
“버디 6개 맹타”…황중곤, 현대해상 대회 2R 단독 선두 질주 / 연합뉴스

10번 홀에서 스타트를 끊은 황중곤은 13번 홀 4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어 16번, 18번 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았고, 후반 6번과 7번 홀에서도 연속 버디로 흐름을 이어갔다. 8번 홀에서 파 세이브로 위기를 넘긴 뒤, 마지막 9번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보기 없이 6타를 줄인 황중곤은 전가람, 임예택, 이태훈(캐나다) 등 공동 2위 그룹과는 3타 차로 앞섰다.

 

지난 SK텔레콤 오픈에서 공동 3위를 기록한 황중곤은 2022년 부산오픈 이후 약 3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린다. 최승빈, 김종학, 유송규가 공동 5위, 강경남 8위, 송민혁과 김우현은 공동 9위로 상위권 흐름에 힘을 더했다. 한편 제네시스 포인트와 상금 순위 1위 옥태훈은 이날 2타를 줄이며 공동 27위에 자리했고, 지난 시즌 우승자 이수민도 커트라인을 통과했다.

 

잔뼈가 굵은 최경주는 컷 통과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븐파를 목표로 했으나 연속 보기로 스코어 압박이 있었다”며 “그린 컨디션이 만만치 않았다”고 전했다. 자신의 목표였던 내년 PGA 투어 500회 출전 달성을 언급하는 등 관록의 노장다운 마무리였다.

 

잔디 사이로 교차하는 긴장과 희망, 젊은 에너지와 노장들의 경험이 그린 위에 어우러졌다. KPGA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는 27일 이어지며, 황중곤의 선두 질주와 그를 겨누는 도전자들의 뜨거운 승부가 시선을 모으고 있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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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중곤#최경주인비테이셔널#페럼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