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언더파 질주”…야마시타 미유, 데뷔 메이저 제패→김아림 최고 순위 여운
거센 바람과 쏟아진 환호, 도전의 끝자락에서 집중을 잃지 않은 선수들의 표정이 골프장을 가득 채웠다. 영국 로열 포스콜에서 열렸던 AIG 여자오픈 파이널 라운드, 김아림은 샷 하나마다 온 힘을 쏟으며 역전의 무대를 노렸고, 야마시타 미유는 흔들림 없는 실력과 담대한 플레이로 생애 첫 메이저 정상에 올랐다. 한 계절을 견딘 노력, 이제 그 감동이 새로운 순위 싸움의 포문으로 남았다.
2025년 LPGA투어 마지막 메이저 무대에서 신인 야마시타 미유가 차지한 우승의 무게는 각별했다. 야마시타 미유는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 4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해 일본 선수 중 시즌 두 번째로 정상에 올랐다. 전반 14번 홀까지 5개의 버디를 이어가며 추격자인 찰리 헐의 압박에도 흔들림 없는 마무리로 2타차 승리를 완성했다. 이번 우승으로 야마시타는 신인왕 경쟁에서도 단숨에 1위에 올랐다.

김아림은 챔피언조에 이름을 올려 치열한 선두 다툼에 나섰다. 2번 홀 버디로 기세를 올렸으나, 연속 보기가 발목을 잡았고, 후반 8·9번 연속 버디로 재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14, 15번 홀에서 다시 연속 보기를 범해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마지막 18번 홀에선 탭인 버디로 자존심을 지켰지만, 1오버파 73타를 더해 7언더파 281타 공동 4위에 자리했다. 김아림은 이번 대회로 개인 메이저 최고 순위와 6개월 만의 톱10이라는 소중한 기록을 남겼다.
이날 경기에서는 찰리 헐이 3언더파 69타로 분전하며 9언더파 279타로 가쓰 미나미와 함께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다. 다케다 리오도 김아림과 나란히 공동 4위 그룹에 포함됐다. 최근 투어 데뷔전서 우승을 차지한 로티 워드는 최종 4언더파 284타, 공동 8위를 기록했다.
한국 선수들의 활약도 이어졌다. 김세영과 김효주는 2언더파 286타로 공동 13위에 올랐고, 디펜딩 챔피언 리디아 고와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는 나란히 3오버파 291타로 공동 36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 결과로 세계랭킹 역시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코르다는 공동 30위에 오른 지노 티띠꾼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박수 소리와 깊은 숨결, 그 속에서 묵묵히 경쟁을 견딘 선수들의 뒷모습이 인상 깊었다. 영국의 강풍과 압박 속에서도 한 번의 실수가 경기 전체를 흔드는 장면에, 골프라는 스포츠의 매력이 오롯이 드러났다. LPGA투어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각 부문 타이틀 경쟁이 본격화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