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저하·근감소증 겹치면”…고관절골절 후 회복률 60%로 뚝
고관절 골절은 노년층 건강의 중대한 변곡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임재영 교수팀이 내놓은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지기능 저하와 근감소증을 동시에 가진 환자는 고관절 골절 수술 후 1년이 지나서도 보행 회복률이 크게 떨어지는 양상을 나타내, 의료계와 바이오 업계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연구가 고령사회 재활 치료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임재영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팀은 인지기능 저하가 동반된 근감소증 환자의 60.8%만이 고관절 골절 수술 후 1년 시점에 타인의 도움 없이 혼자 보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6일 밝혔다. 이는 근감소증만 있는 환자군(81.8%)이나 두 질환이 없는 환자군(90.2%)에 비해 최대 29%p 낮은 수치다. 특히 인지기능 저하와 근감소증이 동시에 존재할 경우 보행 회복률이 57%까지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나, 기존 재활 프로토콜의 한계를 드러냈다.

연구팀은 65세 이상 고관절 골절 수술 환자 114명을 네 그룹(인지기능 저하·근감소증 동반/ 각 단독/ 없음)으로 나눠 1년간 추적 조사했다. 분석 결과, 인지기능 저하군에서는 보행 회복률이 45.8% 감소했고, 인지기능 저하와 근감소증이 동반된 집단에서는 57%까지 감소했다. 통계적으로 두 질환의 상호작용이 회복 저해의 주요 원인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환자별 맞춤형 재활 치료법의 필요성을 임상적으로 입증한 결과로 평가된다.
고관절 골절은 골밀도 저하 노년층이 낙상 등 외부 충격으로 쉽게 겪게 되며, 골절 후 장기 와상으로 인한 욕창, 폐렴, 심장병 등 치명적 합병증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암보다 무서운 노인 질환’으로 간주된다. 최근에는 단순 외과적 처치뿐 아니라 다학제 재활, 인지기능 보존, 영양 관리 등 통합 접근법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근력은 정상 보행 회복의 가장 핵심적인 요인으로, 재활 과정에서의 정량적 평가와 단계별 강화 전략이 필수가 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고령 인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환자군에서도 인지장애와 근감소증을 복합적으로 가진 이들이 늘고 있음을 반영한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미 노인 골절 환자 대상으로 통합 재활 모델을 개발·적용 중이지만, 국내에서는 표준화된 근감소증-인지 저하 동시 평가 및 맞춤형 치료 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병원, 재활 의료기기 업체, 헬스케어 플랫폼 등이 협력해 환자별 맞춤 재활 솔루션 개발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고관절 골절 수술 및 재활 치료에는 국민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등 공공보험 체계의 지원 여부, 재활 프로그램 접근성 등 정책적 변수도 중요하다. 미국 NIH, 영국 NHS 등 선진국 예시에서는 보행 회복 후 사회 복귀까지 촘촘한 관리체계가 마련돼 있는 반면, 국내 제도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편이어서 향후 제도화·규제 보완이 논의될 전망이다.
임재영 교수는 “노인 고관절 골절은 수술 후 보행 회복 지연이 장기 입원, 상시 간병 등 사회경제적 부담을 유발한다”며 “인지기능 저하와 근감소증을 모두 고려한 맞춤형 재활 프로세스 고도화로 실질적 환자 회복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 결과가 맞춤형 재활 의료 생태계 고도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