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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앞에 멈춘 도전”…안세영, 슬램 꿈 접고 기권→세계선수권 준비 전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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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앞에 멈춘 도전”…안세영, 슬램 꿈 접고 기권→세계선수권 준비 전념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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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과 불안이 교차한 코트 위, 안세영의 표정에는 이룰 수 없는 도전에 대한 아쉬움과 스스로 감내한 결단의 무게가 엿보였다. 관중들은 안세영이 라켓을 쥔 손끝,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숨을 삼키며, 경기장의 긴장감 속에서 희망과 우려를 동시에 지켜봤다. 1년 4개의 슈퍼 1000 시리즈 습격이라는 전인미답의 슬램을 앞두고, 그는 결국 건강을 선택했다.

 

26일 중국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 슈퍼 1000 중국오픈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안세영은 중국 한웨와 맞서 1게임을 19-18까지 앞서다 연속 3점을 내주며 내줬다. 이어 2게임 6-6 동점에서 5실점이 쏟아지는 순간, 무릎 통증 속에서 안세영은 경기를 이어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부상 방지 기권”…안세영, 슈퍼1000 슬램 도전 중단 / 연합뉴스
“부상 방지 기권”…안세영, 슈퍼1000 슬램 도전 중단 / 연합뉴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안세영의 피로 누적과 무릎 상태 악화로, 경기를 강행할 경우 더 큰 부상 위험이 있다”며 기권 배경을 설명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한웨 상대전적에서 8승 2패를 기록하게 됐으며, 올해 BWF 1000시리즈·인도오픈·일본오픈·오를레앙 마스터스 등 6회 우승 기록에도 중국오픈 4강에 머물렀다.

 

무릎을 감싼 보호대, 무거운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안세영은 팬들의 기대 속에서 코트에 섰지만, 단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긴 미래를 위협할 수 있다는 현실 앞에서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슈퍼1000 시리즈 사상 첫 1년 4관왕을 위한 여정은 잠시 멈추지만,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세계선수권을 위한 준비에 전념할 예정이다.

 

한편, 여자복식 김혜정-공희용 조 또한 중국 류성수-탄닝 조와의 경기에서 0-2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부상에 맞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선택, 그 순간 안세영은 찬란한 기록보다 소중한 내일을 택했다. 경기 이후 조용히 관중석을 빠져나간 그의 뒷모습 속에서, 팬들은 깊은 안타까움과 함께 조용한 응원의 시선을 보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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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슈퍼1000#세계선수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