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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씨에도 자연에 기대다”…거창, 생태와 체험이 만나는 힐링 여행의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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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씨에도 자연에 기대다”…거창, 생태와 체험이 만나는 힐링 여행의 온기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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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흐린 날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날씨가 나쁘면 외출을 기피했지만, 이제는 자연과 체험이 공존하는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익숙한 일상이 됐다. 경남 거창 또한 이런 달라진 여행 트렌드를 품으며 묵직하게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6일 오후, 거창은 28도를 웃도는 더위와 함께 습도 81%의 흐린 날씨를 보였다. 바람이 천천히 불고, 햇볕은 구름에 가려져 있지만, 도시는 오히려 그만큼 차분한 숨을 쉰다. SNS에는 “오늘은 흐리지만 창포원 산책엔 오히려 운치가 있다”는 인증샷이 이어지고, 가족 단위 여행객들은 아이 손을 잡고 천적생태과학관이나 백두산천지온천 같은 실내외 체험 공간을 찾는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거창창포원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거창창포원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야외활동 제약이 심했던 장맛비·흐림 시즌에도 실내외 체험형 여행지 검색량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거창창포원처럼 도심에서 멀지 않은 자연생태공원, 실내 과학관, 감각적 풍경을 살린 산책로가 꾸준히 ‘비 오는 날의 명소’로 회자되는 중이다.

 

관광 해설사 서연이는 “흐리거나 기온이 꺾이는 날엔 오히려 사람들이 산책과 실내외 체험을 더 여유롭게 즐긴다”고 느꼈다. “수승대나 별바람언덕처럼, 물안개 피는 흐린 낮에만 느낄 수 있는 풍광에 감동을 받는 분들이 많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여행의 목적이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마음을 쉬게 하는 시간에 가까워지는 셈이다.

 

커뮤니티의 후기도 흥미롭다. “아이랑 온다면 천적생태과학관이 날씨에 관계없이 유익했다”, “온천에서 피로가 싹 풀렸다”는 체험담이 이어진다. 흐린 하늘 아래 연못과 꽃길을 걷는 순간, 일상의 스트레스는 어느새 자리를 비운다. 탁 트인 별바람언덕에서 바람을 맞으며 고요함에 기대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거창의 매력은 단지 다양한 명소에서 그치지 않는다. 갑자기 내려앉은 흐림이나 소나기에도 유연하게 적응하며 여행의 목적을 자연스레 휴식과 회복으로 옮기는 삶의 태도, 그 안에 담긴 작은 변화가 사람들을 ‘날씨 불문 힐링 여행’으로 이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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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거창창포원#백두산천지온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