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 DF2권역 사업권 반납”…적자 확대에 내년 4월 영업 종료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DF2권역(주류·담배) 사업권을 내년 4월 27일까지 운영한 뒤 철수하기로 하면서, 면세점 업계 변화가 예상된다. 신세계디에프가 30일 이사회를 통해 사업권 반납을 결정한 가운데, 수익성 악화와 임대료 조정 난항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면세점 사업구조에 대한 현실적 조정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디에프는 이날 인천공항 면세점 DF2권역 영업 정지를 의결하고, 한국거래소에 사업권 반납 사실을 공시했다. 계약상 사업권 해지일(2025년 10월 30일)로부터 6개월 영업 유지 조항에 따라, 신세계면세점은 내년 4월 27일까지 DF2권역 매장을 운영한 후 시장에서 철수한다.

회사 측은 면세점 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객당 단가 연동 임대료 체계에 기반한 고정 비용 부담으로 적자가 누적돼 재무상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3년부터 이 임대료 체계가 적용되면서 임대료 부담이 커졌으며, 물가 상승과 주 고객의 구매력 감소가 겹쳐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신세계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수차례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으나, 공항 측이 기존 방침을 고수함에 따라 사업권을 최종 반납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이로써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 DF2권역을 철수하고 DF4권역(패션·잡화) 및 시내 명동점만 남겨두게 된다. 2023년 부산점 폐점 이후로 시장 점유율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명동점과 DF4에 역량을 집중해 면세사업 체질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면세점 업계에서는 임대료 부담이 여전한 화두로 남아 있다. 2023년부터 객당 단가 연동 임대료 체계가 전체 업계에 적용됐고, 코로나19 회복세가 더딘 상황에서 신라면세점도 지난 5월 18일 위약금 약 1,900억 원을 부담하고 DF1권역 사업권을 포기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임대료 조정책이 미흡하면 시장 재편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신세계와 신라면세점의 잇따른 철수가 면세점 시장 구조 변화의 신호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리서치센터 관계자는 “고비용 구조와 불확실한 수요 환경이 맞물리며, 면세사업자들의 전략 축소가 계속되고 있다”며 “임대료 현실화 없이는 글로벌 사업자 유치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연말 중으로 빈 점포의 재입찰 공고를 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이나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 등 신규 사업자의 진출 가능성과 더불어, 임대료 책정 방식의 변화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과거 부산점 철수, 최근 연이은 인천공항 권역 사업권 반납은 2023년 이후 면세점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는 흐름이다.
이석구 신세계디에프 대표는 “단기 이익이 아닌 경영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며, “고환율·소비패턴 변화, 손실 누적 상황에서는 사업권 유지를 무리하게 이어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향후 인천공항 면세점 시장은 임대료 기준의 조정과 사업자간 경쟁 구도가 핵심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인천국제공항 재입찰 결과와 업계 구조조정 흐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